안산을 새롭게 디자인하라

“디자인 하든지 아니면 사퇴하라(Design or resign)" 영국 마거릿 대처 전 수상이 1979년 취임 후 첫 각료회의에서 한 말이다. 실업과 침체에 빠진 경제의 탈출구로 디자인의 중요성을 역설한 말이다.

“디자인 하지 않으면 망한다(Design or die)" 얼마전 뉴질랜드 정부 산하 디자인 진흥기관이 정기간행물을 발간하면서 대처수상의 말을 페러디한 것이다. 역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애플의 산업디자인 부문 부사장인 조너선 이브도 ‘21세기는 디자인의 시대’라고 말한다. 분명한 것은 디자인이 21세기 키워드 가운데 중요한 하나이고, 최근 들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안산시는 김철민시장이 취임 이후 해양관광도시를 선언하고 시화조력발전소를 필두로 대부도와 연계해 관광산업을 육성한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안산을 다른 도시와 차별화하고 도시디자인을 통해 도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파괴로 어종이 고갈되면서 죽어가기 시작한 작은 어촌도시 우시부카시가 세계적인 건축가가 디자인한 ‘하이야 대교’ 하나를 통해 매년 6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된 것을 우리도 이제 마냥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74개 공공건축시설물을 통해 도시경쟁력을 높인 구마모토 현의 ‘아트 폴리스 프로젝트’ 또한 그렇다.

안산시가 화랑유원지에 45억원을 투입해 ‘화랑저수지 명품화사업’의 일환으로 음악분수대와 인공 섬을 조성해 수변데크와 경관 조명까지 만들 모양이다.

이런 도시상징물을 통해 이 일대에 조성중인 캠핑장과 연계해 관광객을 유입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상징물이 요구된다고 해서 모양이 예쁜 벤치나 가로등, 키오스크, 간판 등 스트리트퍼니처 몇 개를 개선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도시디자인은 궁극적으로 도시구조를 바꾸는데 있는 것이지, 단지 ‘예쁘게’ 만드는데 있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안산시는 왜 이런 큰 계획하에 주도면밀하게 안산을 디자인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걸까? 도시디자인은 큰 차원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단지 상징물 하나 만든다고 해서 달라질게 없다는 것이다.

누적되어온 도시집중의 문제와 구도심의 활성화 방안 등을 통해 도시를 재디자인해야 한다. 세계 유수의 도시가 이미 서로의 경쟁력을 무기로 삼고 있다.

뉴욕의 자유 여신상,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파리의 에펠탑 등이 기존 브랜드를 그저 유지만 하지 않고 새로운 문화와 창의를 보태면서 새로운 명성을 재창조하고 있는 사례를 안산시는 면밀히 검토하고 실행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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