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나라당이 내년부터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기간제 노동자 가운데 ‘상시적·지속적’ 업무를 맡아온 9만7000명가량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고용시장은 실업문제와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비정규직 문제는 이제 우리 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의 공식통계로만 전체 근로자의 34.2%인 600만 명이다. 실제로는 800만 명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렇게 많은 숫자가 언제 직장을 잃을지 모르는 채,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 노동시장 유연화도 좋고, 비용 절약도 좋지만 이런 열악한 고용현실에서 노동만족과 사회안정을 기대할 수는 없다.

공공부문이라면 노동자의 생존과 생활안정을 위해 민간부문보다 선도적인 대책을 내놓는 것이 올바르다.

그러나 정부는 공공부문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비정규직 확산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규직 채용을 동결하거나 축소하는 대신 그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는 편법을 써온 결과, 2009년 이후 공공기관 비정규직이 10% 이상 급증했다. 외형적으로 일자리를 늘었지만 고용불안과 차별은 더 심각해져 선진화라는 말이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안산시도 마찬가지다.

안산시에 근무하는 기간제 근로자는 855명. 이들 중 237명이 상시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이 받는 임금은 1일 평균 38,860원에 불과하고 주 5일 근무제인 현 제도하에서 토요일 임금이 무급 처리돼 이들이 수령하는 액수는 100여만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들 대부분은 1년 단위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있어 고용불안에도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안산시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86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지만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안산지역은 중소영세업체가 몰려 있어 노동조건이 열악한 지역중에 하나다.

반월·시화공단에는 노동자들을 공정별로 쪼개어 분사시키는 등 고용환경이 악화되고 근로계약기간을 대폭 줄이는 등 편법이 횡행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기관의 대응이 더욱 필요한 것이다. 안산시가 먼저 차별을 해소해야 민간부문에서도 이를 따를 것이다.계속적 업무를 맡는 기간제 노동자라면 온전한 정규직 전환이 필요하며,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해서도 더욱 적극적인 보호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이젠 안산시도 총액인건비제도를 악용해 정규직이 해야 할 일을 비정규직에게 맡기고 ‘인건비’가 아닌 ‘경비’로 돌리는 꼼수를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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