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규 논설위원

하물며 방문하는 차량을 대상으로는 “교통위반딱지도 떼지 않는다”는 우스개소리까지 있다. 친환경개발의 사례조사를 위해 남해를 방문하며 이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남해군청에 도착하자 환경담장 계장이 직접 우리의 차량에 탑승하여 남해대교, 충렬사, 남해금산, 보리암, 화방사, 망운산, 상주해수욕장고 송정등 5개의 해수욕장, 죽방렴(원시어업), 물건방조어부림, 미조항등 수많은 천혜의 관광지역을 동행하며 가이드를 뺨치는 설명을 들으며 관광을 통해 지방의 재정확충에 기여하려는 의지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관광객 확보를 통한 지역발전의지는 이러한 마을단위로, 횟집단위로 설치된 자연형 하수처리장(미나리를 이용, 모래와 갈대를 이용)과 상주해수욕장에 설치된 친환경형 주차장(개인의 땅에 군청이 주차장을 조성, 가운데는 잔디와 넝쿨류인 참다래 나무를 식재- 수확은 토지소유주)등에도 엿볼 수도 있었으며, 남해 스포츠파크도 마찬가지였다.

갯벌이었던 구역에 준설토를 쌓아두어 거의 방치되어 있었던 10만여평의 부지를 남해군이 2억원 정도의 헐값에 매입, 이곳에 잔디를 심고 가꾸어 조성했다.

주경기장, 야구장, 5개의 천연잔디구장, 맨발길, 식수동산등에 호텔까지 지어두어 여름에는 250여개의 축구팀이 몰릴 정도로 활발한 이용실태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최소의 관리비로 종합운동장을 운영하여 지방재정을 살찌우고 관광에까지 기여하는 남해군의 실태를 보며 2000억원이상의 비용을 투자하여 손실 메우기에 급급한 우리의 종합운동장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기까지 하였다.

특히 어떤 지역보다 보수적인 지역이면서도 무덤으로 사라져가는 한 평의 땅이라도 더 지키고, 기존의 공동묘지를 사용가능한 땅으로 만들기 위해 추모공원을 완성시키고 문중들이 자발적으로 화장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현실을 보며 시대적 대세인 화장장의 설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우리지역의 현실에 또 한 번의 안타까움을 느꼈다.

발상의 전환으로 지역 발전에 기대감을 줄 수 있는 리더쉽이 정말 아쉽다.

살맛나는 삶터를 만들어나가는 사례는 각 지역단위로도 얼마든지 있으며 우리안산에서도 다양한 사례들이 있다.

동기도 생활환경개선, 공동체적 삶 확보를 통한 이웃과의 관계회복, 지역상권의 활성화 등 다양하지만 주체 또한 지역주민, 사회단체, 외부전문가, 행정기관 등으로 다양하다.

이처럼 다채롭게 전개되고 확산되어가는 마을 만들기 사례는 공공의 공간과 이웃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병리현상을 치유하고 주민이 원하는 삶터를 만들어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마을 만들기는 특수한 사람들이 하는 이례적인 일로 느끼고 있을 만큼 보편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살맛나는 삶터 만들기는 시대적 대세이다. 개발위주의 개발정책에 따른 양적인 팽창을 추구하던 시대에서 “공간을 풍요롭고 윤택하게 가꾸는” 방법으로 시대가 변화하고 있고, 거대한 행정조직과 전문가 중심으로 결정되던 정책결정의 구조가 일반시민들의 참여강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자치제가 제자리를 잡아갈수록 더 강화 될 수밖에 없고 그 범위 또한 점점 축소 지향적으로 변화되어 삶터로 귀착될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고 했다.

무의미하게 보아왔던 내 삶터, 즉 내 집 주변의 공원, 거리, 건물 등을 대상으로 다른 디자인을 시도해보자. 삶터의 경우 일반성을 찾기 힘들 정도로 다양성을 지지고 있는 만큼, 주민이 아니고서는 이러한 일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좋은 마을 만들기는 내 삶터를 살맛나게 만드는 것이고 더 나아가 그곳의 부가가치 높이는 활동이다.

이를 위해 마을로 눈을 돌려 이러한 활동을 추진하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지역에서 나오기를 희망한다.

박현규 논설위원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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