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식 법무법인 온누리 변호사

결국 갑은 을 고등학교를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소송에서 승소한 뒤 을 소유 부동산에 관한 강제경매절차를 진행하였다.

갑은 아무런 문제없이 공사대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까? 을 고등학교 소유 부동산을 경락받은 병은 아무런 문제없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을까?

사립학교법 제28조 제1항은 ‘학교법인이 그 기본재산을 매도, 증여, 교환 또는 용도변경하거나 담보에 제공하고자 할 때 또는 의무의 부담이나 권리의 포기를 하고자 할 때에는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5조에는 부동산을 기본재산으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은 관련 규정의 해석상 사립학교 기본재산인 부동산의 처분은 반드시 관할청의 허가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고, 관할청의 허가는 학교법인이 그 의사에 의하여 기본재산을 양도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강제경매절차에 의하여 양도되는 경우에도 필요한 것이다(대법원 1994. 1. 25. 선고 93다42993 판결). 따라서 병이 경매절차에서 을 소유 부동산을 경락받았다 하더라도, 감독청의 허가가 없어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로 된다.

결국 감독청의 허가 없이 진행된 사립학교 기본재산에 관한 경매절차는 위법하지는 않지만, 경락인은 관할청의 허가가 없는 한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게 된다.

만약 을 소유 부동산 처분이 없으면 갑의 채권회수가 불가능한 상태에 있고, 갑은 이런 사정을 들어 직접 또는 채무자 을을 대위하여 관할청에 기본재산 처분허가를 받을 수는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해 대법원은 ‘사립학교법이 학교법인이 그 기본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하고자 할 때에는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 것은 사립학교의 설치경영을 위하여 설립된 학교법인이 그 기본재산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로 인하여 채권자의 희생이 따른다고 하여도 이는 입법자가 거래의 안전이나 상대방의 재산권보다 학교재정의 건전화에 대한 공익적 요구를 중요한 가치로 선택한 것이므로 불가피한 것이다.

따라서 학교법인의 기본재산의 처분을 위하여 관할청의 허가를 신청할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학교법인의 의사에 맡겨져 있고, 채무자인 학교법인에 다른 재산이 없어 기본재산을 처분하지 않고는 채무의 변제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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