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식 법무법인 온누리 변호사

예를 들어 갑은 모텔 영업을 준비하는 을에게 침대를 납품하였다가 물품대금을 지급 받지 못하고 있던 중 주변에서 유치권을 행사하라는 충고를 받고 모텔 건물을 점유하며 유치권을 행사하였다. 이러한 갑의 유치권 행사는 유효한 것인가?

유치권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하는 자가 그 물건 등에 관하여 생긴 채권을 가지는 경우에 그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그 목적물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즉 유치권은 채권자의 적법한 점유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여기서 채권자의 채권은 그 물건과 일정한 관계가 있어야만 하고, 민법에서는 이를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고만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채권과 물건의 일정한 관계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쉽게 말해서 채권이 그 물건 때문에 발생한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갑은 을로부터 고장 난 시계 수리를 의뢰받은 뒤 수리를 모두 마쳤다. 여기서 갑의 채권은 시계라는 물건 때문에 발생한 것이고, 따라서 갑은 을로부터 수리대금을 받을 때까지 시계 반환을 거부하며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공사대금과 관련한 유치권을 살펴보면, 공사대금 채권은 건물 공사 때문에 발생한 것이고, 따라서 공사업자는 공사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건물 자체를 점유하며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모텔 영업을 준비하는 을에게 침대를 납품한 갑의 경우를 살펴보면, 갑의 물품대금 채권은 갑과 을 사이의 침대 매매계약에 따라 발생한 것이지, 모텔이라는 건물 자체와 관련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갑은 침대라는 물품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모텔 자체를 점유하며 유치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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