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식 법무법인 온누리 변호사

수 십년간 휘발유 차량으로 판매된 경우에는 혼동되지 않겠지만, 외제 차량이나 경유용과 휘발유용 두 가지 모델이 모두 있는 차종의 경우에는 혼동 될 수도 있다. 만약 휘발유 차량에 경유를 넣거나 경유 차량에 휘발유를 주유하게 되면, 엔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하고, 실제로도 이러한 사고가 간혹 발생하곤 한다.

예를 들어 갑은 을 주유소에 들어가 직원에게 경유를 주입하여 달라고 부탁하였는데, 을은 차량 외관만 보고 휘발유를 사용하는 자동차라고 생각하고 갑 차량에 휘발유를 주유하였다.

갑 차량 주유구 덮개에는 ‘Diesel’이라고 표시되어 있고 그 위에 형광색 바탕에 붉은 글씨로 ‘경유’라고 쓰인 스티커도 부착되어 있었는데, 을은 이런 것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휘발유를 주유하였다.

갑은 주유가 끝난 뒤 주유소를 나와 2시간 정도 차량을 운행하던 중 갑자기 시동이 걸리지 않으면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이상 현상을 겪게 되었고, 갑 차량은 결국 도로에서 정비소로 견인되었다.

갑이 확인한 사실은 경유 차량에 주유된 휘발유로 인해 차량이 고장 난 것이고, 이로 인해 차량 수리비 및 수리 기간 동안의 차량 리스비가 발생하였다. 갑은 경유 차량에 휘발유를 주유한 을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을은 주유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주유를 하려는 차량이 사용하는 연료의 종류를 확인하여 그에 알맞은 연료를 선택한 후 주유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게을리 하여 갑에게 손해를 입혔으므로 원칙적으로 갑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책임이 있다. 다만 위와 같은 사안에서 갑의 과실도 인정될 수 있는지가 문제될 수 있다.

이에 관해 관련 사안 재판부는 ‘갑은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승용차와 외관이 유사한 이 사건 승용차의 사용자로서 신용카드로 연료대금을 지불한 후 즉시 매출전표를 통하여 주문과 다르게 휘발유가 주입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 사건 혼유 사고 후 차량의 이상 징후를 발견하였을 때 즉각 주행을 멈추고 시동을 꺼 엔진을 정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갑의 과실을 20%로, 을의 과실을 80%로 보았다.

결국 을은 갑에게 발생한 전체 손해액 중 80%의 금액을 배상하게 되었다.

따라서 경유 차량인지, 휘발유 차량인지 혼동될 수 있는 차량 운행자라면 주유소에서는 경유 또는 휘발유를 특정하여 주문하고 신용카드 전표를 받은 뒤에는 주문 그대로 주유되었는가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문성식 법무법인 온누리 변호사  moon2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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