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의회가 주민참여 기본·예산 운영 조례안을 끝내 계류시켰다.

주민의견조사 청구권자를 16세 이상으로 한다는 내용과 주민참여 지역위원회와 주민참여실행위원회 등의 복수 위원회 구성으로 행정력이 낭비된다는 이유다. 일면 타당하다. 그러나 본질을 잘못 집었다.

주민참여 예산제도는 주민자치의 실질적인 실현이라는 점에서 정착돼야 한다. 이 제도의 목적은 불분명한 예산이나 불요불급한 예산, 또는 선출직들에 의한 선심성 예산을 막아 혈세인 세금이 엉뚱하게 새는 것을 방지하는 데 있다.

혹 안산시의원들이 예산심의를 자기들의 고유영역이라 생각하고 딴지를 걸었다면 지방자치를 스스로 역행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한정된 지방재정 운영과 신뢰성 향상을 위해 주민참여 예산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지방자치 시대에 많은 자치단체가 열악한 지방재정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경영수익사업을 집행하고 있으나 예상대로의 성과는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부터 지방재정법 시행령에 주민들의 예산편성 과정 참여가 권고사항에서 의무사항으로 바뀌었지만 활성화돼 있지 않다.

따라서 자치단체들은 주어진 예산을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기획단계의 처음부터 철저한 방안들을 마련해야 한다. 그 방안으로 주민참여 예산제도의 효율적인 운영이 더욱 필요하다.

주민참여 예산제가 성공하려면 얼마만큼 주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느냐에 달려 있다. 무엇보다도 자치단체장의 추진 의지가 중요하다. 현행법상 단체장의 권한인 예산편성권의 일부를 주민들에게 넘기거나 같이 협의해 진행하겠다는 것은 수평적 분권화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며 실현이기 때문이다.

운영의 내실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민참여의 대상과 범위가 선정되어야 한다. 예산회계별, 예산편성 절차별 주민참여의 범위를 어느 선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부분 자치단체의 주민참여 정도는 본예산에 한정하고 있으나 추경예산까지 포함해야 한다.

또한 주민들이 예산과정에 참여하기 위한 단계별 추진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브라질의 포르투알레그레시의 주민참여 예산제도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예산편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사업 우선순위 등을 시민총회 등을 거치면서 상향적으로 조정 결정한다는 점이다. 주민참여의 폭을 확대하는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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