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식 변호사 법무법인 온누리

그런데 구분소유자는 단전, 단수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단전, 단수 조치는 신중해야 할 것이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은 ‘단전· 단수 등의 조치가 적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조치가 관리규약을 따른 것이었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그와 같은 조치를 하게 된 동기와 목적, 수단과 방법, 조치에 이르게 된 경위, 그로 인하여 입주자가 알게 된 피해의 정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어 위법성이 결여된 행위로 볼 수 있는 경우에 한한다(대법원 2004다3598 판결)’라고 밝힌 바 있다.

즉, 관리규약에 관리비 체납으로 인한 단전, 단수 조치가 규정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단전, 단수 조치가 당연히 적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관리비 장기 체납의 경우 어느 경우에 단전, 단수 할 수 있고, 어느 경우에는 불법행위가 되는 것인가?

우선 구분소유자가 관리비를 체납하고 있고, 관리규약에는 이에 대한 단전, 단수가 명시되어 있으며, 관리단이 규약에 규정되어 있는 일정한 절차에 따라 단전, 단수 조치를 취하였다면, 관리단의 단전, 단수는 적법한 행위로 평가 받을 수 있다.

최근 하급심 사안에서도 장기 관리비 체납자에 대한 단전, 단수 조치가 문제된 바 있었는데, 재판부는 위와 같은 사실과 더불어 만약 단전, 단수 조치가 없게 되면 다른 구분 소유자들이 체납자의 전기 및 상수도 사용료를 부담하게 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단전, 단수가 적법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그런데 문제되는 것은 종전 구분소유자의 관리비 체납을 이유로 한 단전, 단수이다. 예를 들어 관리단이 관리비 체납을 이유로 단전, 단수를 하고 있었는데 그 후 구분소유자가 종전 관리비 체납자 A에서 B로 변경되었다. 관리단은 B가 소유권을 취득한 이후에도 종전 구분소유자 A의 관리비 체납을 이유로 단전, 단수 조치를 유지하였다고 하자. 이러한 경우 관리단의 단전, 단수 조치는 적법한 것인가?

대법원은 관리규약에 정함에 따른 전 구분소유자의 체납 관리비 중 공용부분에 관한 관리비 승계를 인정하면서도 그 법률효과까지 승계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전 소유자의 체납 관리비 중 공용부분에 관한 체납 관리비만이 승계되는 것이지, 관리비 체납에 따른 법률효과인 연체료까지 승계되는 것은 아니며, 이와 같은 논리에 따라 전 소유자의 관리비 체납으로 인한 단전, 단수 조치도 당연히 새로운 소유자에게는 유지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위 사안에서 관리단이 B의 소유권 취득 후 B의 관리비 체납을 이유로 단전, 단수를 하면 모를까, 전 소유자인 A의 관리비 체납을 이유로 한 종전 단전, 단수 조치를 B 소유권 취득 후에도 유지한다면, 그러한 관리단의 단전, 단수 행위는 B에게는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관리단은 B가 소유권을 취득하면 종전 소유자 A의 관리비 체납을 이유로 한 단전, 단수 조치를 철회하고 B가 정상적으로 사용, 수익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 뒤 B도 관리비를 체납하였다면 B에 대한 사유로 단전, 단수 할 수 있을 뿐이다.

문성식 법무법인 온누리 변호사  moon2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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