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규 논설위원

누적 관람객수는 820만을 넘었고 외국인은 약 40만명 정도인 것으로 발표되었다. 이는 기후 변화, 해양자원 개발, 해양보전 등 전 지구적 과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해 세계인의 주목을 끄는 데 성공했고, 앞으로 국제사회의 해양개발을 위한 역할과 좌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여수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 10명 중 7명이 '박람회장을 다시 찾고 싶다'고 응답했다고 했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아쿠아리움과 빅오 등이 최고 인기시설로 꼽혔다. 첨단 과학 시설들도 방문객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으나 다만, 관람객 목표를 채우기 위해 막판 할인티켓을 남발했고, 전시관 예약제를 폐지했다가 부활하는 등의 미숙한 대회 조직위원회의 대응은 ‘옥에 티’였다.

이로 인해 입장료 수입으로만 600억원의 손실을 입었으며 전체적인 적자는 2259억원에 이르렀다. 특히 박람회장 외곽에 환승주차장을 마련해 관람객을 셔틀버스로 이동시킨다는 조직위의 대회 운영 핵심이 빗나갔고, 이는 박람회 특수 실종과 여수 경제 침체로 이어졌다. 환승주차장은 예상외로 한산했고, 환승주차장에서 임시부스를 내서 대목을 노렸던 상인들은 빚더미에 신음을 하고 있다.

영광의 뒤안길에 상처가 없을 리는 없겠지만 1993년 대전 EXPO에 이은 두 번째의 행사임에도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 아쉽고, 이것이 지역실정에 어두운 중앙부처와 각 시도에서 파견된 직원들로 이루어진 조직위원회의 독선적인 운영결과라는 여수시민들의 원성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여수EXPO가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전남지역 SOC가 일거에 해소된 것은 성과중의 성과이다.

박람회 교통망을 확충하기 위해 1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0 SOC 투자를 선행했다. 이로서 순천-여수간 자동차전용도로가 신설되었고 순천-완주고속도로도 만들어졌다. 익산-여수 KTX 개통, 여수-제주 여객항로 개설에 이어 세계최고 높이의 이순신대교의 개통도 이루어졌다.

이러한 SOC투자와 별도로 책정된 예산(2조 1천억)으로 총 80여개 전시관이 여수 바다와 오동도를 배경으로 25만㎡의 광활한 면적에 적재적소에 배치됐다. 이러한 조형물과 전시관은 국제박람회기구(BIE)에서도 "역대 최고"라는 찬사를 쏟아냈다.

이러한 여수박람회를 일천한 평소지식과 2일간의 견학으로 모든 것을 평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향유고래를 현상화한 주제관과 다도해의 풍경을 그린 국제관, 시멘트저장고를 재활용한 스카이타워 파이프오르간, 바다위에 세운 빅오(Big-O) 해상무대, IT강국을 유감없이 드러낸 디지털갤러리 등을 둘러보며 선택받은 여수시민들에 대한 부러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멀기만 하던 여수가 서울에서 3시간, 부산에서 2시간의 거리로 가까워졌다. 쇠퇴해가는 여수가 남해안 최고의 중심도시로 만들어졌다. 여수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한마디로 천지개벽을 겪은 셈이다.

이러한 시설들과 결과물들을 보며 우리지역에는 언제 이를 유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이 나 혼자만 이었을까? 하늘이 주는 이러한 기회를 쉽게 가질 수는 없겠지만 추모공원의 설치는 마을변혁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다시한번 확인하였다.

안산은 신도시임에도 수많은 자연마을이 있다. 모두가 공통적으로 대중문제, 편익시설문제, 의료문제, 마을시설문제, 도로문제, 도시가스문제, 노인복지문제, 지속발전가능성의 문제 등등의 고충을 안고 있다.

특별한 동기가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사안이기도하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더 이상 후손들에게 짐으로 넘길 이유는 없다. 국가의 흥망성쇠도 시대적 흐름과 민심을 읽는 능력에 달려있다. 하물며 도시와 마을이야 오죽하겠는가? 추모공원의 설치는 시대적 추세이고 민심에 부응하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인 만큼 이의 설치를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활용해보자.

마을지도자들이나 해당지역 정치인들이 시대적 흐름과 민심을 감안하여 이 기회를 지혜롭게 활용해 주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박현규 논설위원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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