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은(본명 김윤자) 시인.

“세월의 흐름에 점점 무뎌지는 감성과 궁핍해져가는 어휘가 안타깝지만 영혼의 깊은데서 우러나는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2년 성호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김하은(본명 김윤자)씨가 밝힌 수상소감의 일부이다.

현재 영.유아를 전담하는 어린이집의 원장 김윤자로서, 안산문인협회와 한국문인협회에서 김하은이라는 문인으로서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손에 쥐고 행복한 이중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김하은 시인를 만나보았다.

못다 이룬 문학인의 꿈을 뒤늦게 펼친 것이냐는 물음에 그는“교사는 평생의 내 꿈이었지만 시를 쓰는 일은 내 삶의 일부였습니다.”라고 답했다.

“어릴 적 소꿉놀이를 할 때에도 제 역할은 늘 선생님이었습니다. 시를 읽고 쓰는 것은 그 시대를 살았던 누구나 가지고 있던 취미 가운데 하나였죠. 우리시대 우리 오라버니의 권유도 한 몫을 했구요. 오라버니는 늘 각박한 현실에 물들지 않고 시를 통해 감성적인 삶을 살 것을 권유했어요.”

이렇게 그는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시를 가까이하며 문학인으로의 자질을 키워왔다. 초등학교 교사가 된 이후에도 그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문예반을 지도했다.

“학년 말이 되면 아이들이 스스로의 작품집을 받을 수 있게 될 정도로 꾸준히 문예반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 때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시가 아이들의 정서함양에 큰 도움이 되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저 또한 순수한 눈으로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표현에 크게 매료되어 힘이 들어도 문예반을 저버릴 수가 없더라구요.”

20여년을 교사로 살아오며 그는 아이들과 함께하면 늘 순수하고 진실된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교사생활을 정리한 뒤 영유아 어린이집을 시작하게 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 이유였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문학의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 부던히 노력하던 그는 목사님의 권유로 문인협회에 가입한 뒤 본격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문인협회에 가입한 뒤 발간한 시집 '평행선을 달리다'도 종교와 문학을 향하는 그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안산문인협회에 가입하고 나니 더 나은 문학인이 되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나아가 힘들어 하고있는 누군가에게 희망을 전해줄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다고 생각이 커졌습니다."

그는 좋은 작품을 위해 주말마다 남편과 함께 여행을 다니며 감성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나이가 드는 것도 안타깝지만 점점 감성보다 이성에 치우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이에 맞는 감성을 찾기 위해 여행도 다니고 일상을 즐기며 감정을 풍부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문학을 아끼는 마음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김하은 시인. 빠른게 최고인 이 세상에서 그의 시는 느림의 미학과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는 안식처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쇄희 기자  go8979@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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