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초등학교(교장 김명희) '배움터 지킴이'로 1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황춘희씨가 한국작가회 시 부문에 등단했다. 황 씨가 집필한 '꽃비가 내리면'을 비롯한 3개의 작품은 시랑초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틈틈히 그 느낌을 전달하려고 노력한 결과이다.
유치원 원장선생님에서 배움터 지킴이로 또 시인으로 카멜레온 같은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등단으로 이제 시인이 됐다. 소감이 어떤가.

생각지고 못한 결과였습니다. 일상 속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며 순수한 아이들의 동심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인데 너무 큰 결과로 나타난 것 같아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며 소중한 시간 안에서 시를 통해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 행복하고 또 감사합니다.

등단에 있어 가장 고마운 사람이 있나

물론 우리 가족들이 가장 먼저 생각났습니다. 엄마가 하는 일에 있어 늘 응원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해주는 아이들은 제 인생에 있어 빛과 소금입니다.
더불어 김명희 교장선생님께 가장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늘 지원해주고 응원해주시지 않았다면 제가 과연 시인으로서 등단할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과 변함없는 사랑을 전해주고자 열심히 노력하는데 교장선생님과 제가 같은 마음이기 때문에 더욱 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등단한 작품에 대해 소개해달라.

비가 많이 내리는 날, 아이들의 등교를 지도하고 있는데 멀리서 색색의 우산을 쓰고 우비를 입은 채 까르르 웃으며 걸어오는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비가 내리거나 날이 흐릴 때 어른들은 보통 날이 찌뿌둥하니 몸이 쑤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도 아이들에게는 그저 즐겁고 행복한 날인 것을 보니 덩달아 저도 행복해 지더라구요. 그래서 이러한 마음을 '꽃비가 내리면'이라는 작품으로 표현하게 됐습니다.

시를 쓰게 된 계기가 있나.

어느 날, 한 아이가 찾아와 날씨가 흐리다고 이야기 하길래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날씨가 맑아질까 라고 물어봤더니 아이는 맑은 날을 곱게 접어 보관한 뒤 흐린 날 펼쳐보면 된다고 얘기하더라구요. 이처럼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은 순수 그 자체입니다. 유치원을 운영하며 어린아이들과 오랜기간 생활해 아이들의 이야기에 무뎌졌다고 생각했지만 시랑초 지킴이로 아이들과 생활하는 하루하루가 제겐 새로움의 연속이였습니다. 그냥 두고 지나치기엔 너무 사랑스러운 이야기들이 많아 시로 남기고 싶어져 쓰게 됐습니다.

황춘희씨는 시를 쓰는데 응원을 아끼지 않는 김명희 교장선생님께 감사를 전했다.

배움터 지킴이로서 아이들과 생활하며 많은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본인에게 배움터 지킴이는 어떤 의미인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생활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시를 쓸 생각도 시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도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이들 자체가 제겐 시상이고 작품입니다. 때문에 아이들의 생활을 오롯히 바라볼 수 있는 배움터 지킴이가 소중하죠.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고 눈을 맞추어 이야기하고 고민을 상담해주며 아이들은 제게 신뢰를 쌓고 저는 아이들에게 시상을 전해 받으니 이보다 좋은 관계가 있을 수 있을까요?

시인으로서, 아이들을 돌보는 배움터 지킴이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아이들과 함께 하며 더 많은 감정과 더 많은 사랑을 시로 표현해보고 싶습니다. 나아가 많은 시를 집필하게 된다면 책으로도 엮어 많은 아이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노인복지에 대해 배우고 있는 공부를 잘 마무리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황춘희씨는 거리에 불우한 이웃을 지나치지 못해 늘 봉사하고 이타적인 삶을 살아오신 어머니를 본받기 위해 할 수 있는 더 많은 일을 하고싶다고 이야기 했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 삶은 죽어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하는 황춘희씨는 인생을 소풍이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주어진 소풍을 충실하게 즐기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나의 것을 지키는 것보다 남에게 베풀며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그의 말에는 굳은 의지가 담겨져 있었다.
 

이쇄희 기자  go8979@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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