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해뜨기 70분전>의 배우이자 극단 '이유'의 대표 김종숙씨.

엄마가 될 수 없지만 엄마가 되고 싶은 이른바 가진 여성과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대리모를 선택한 여성의 극단적 선택과 갈등을 담은 이야기를 담은 극단 '이유'의 창단 공연 <해뜨기 70분전>이 지난 5일, 고잔동 소극장 카페떼아뜨레에서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여성 배우 2명이 출연한 이번 극에서 주인공을 맡은 김종숙씨는 공연을 기획한 극단 '이유'의 대표다.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했지만 연극배우의 꿈을 접고 10여년간 평범한 주부로서 생활하던 그가 40이 넘은 늦은 나이에 다시금 연극 무대에 뛰어든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지난 5일, 창단공연<해뜨기 70분전> 성황리에 마무리가 됐다. 소감을 전해달라.

준비하며 호응이 없으면 어쩌나, 준비한 것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픈 이야기를 오롯히 전달하지 못하면 어쩔까 하는 노파심과 걱정이 없었다면 거짓말 일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열심히, 열정적으로 준비한 만큼 빨리 극을 무대에 올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기에 공연이 끝나고 난 뒤 후련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금요일 저녁 <해뜨기 70분전>을 보기 위해 찾아주신 모든 관객들과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오는 14일까지 이어질 공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해뜨기 70분전>은 대리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창단 공연으로 더욱 가볍고 관객을 많이 모을 수 있는 가볍운 주제가 아닌 보다 무거운 주제를 선정한 이유가 있는가.

처음 대본을 접한 것은 작년 3월로서 당시 눈을 떼지 못하고 단숨에 끝까지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만큼 탄탄한 구성력과 관객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요소가 넘쳐나는 작품이었고 배우로서도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아이의 엄마로서, 주부로서 주인공 남병주의 마음이 공감이 되어 창단공연으로 올리게 됐습니다.

40이라는 나이가, 또한 엄마이자 주부라는 위치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에는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시금 연극에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가 있나.

10여년을 평범한 주부로서 살아왔지만 항상 마음속엔 연극에 대한 갈망을 담고 있었습니다. 나에게 늘 꿈의 무대는 연극이었죠. 배우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댄스스포츠를 배우고 스스로 노력하던 차에 현재 안산 연극협회 부지부장이신 염상태 선생님께서 함께 연극을 만들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셨고 이렇게 창단 공연까지 오게됐습니다.
 
극단 이름이 특이하다. 극단의 이름을 '이유'라고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과거 안산에서 아마추어 극단 단원으로, 또 대학로팀의 단원으로 소속되어 있다가 나오게 되니 내가 속할 수 있는 곳이 아무데도 없다는 사실에 공허함과 소외감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무대에 서야 하는,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하게 되었죠. 이유는 무대에 있을때 내가 행복하더라구요. 무대가 내가 행복한 이유이기 때문에 극단명을 '이유'라고 짓게 됐습니다.

공연이 펼쳐지는 고잔동 소극장 카페떼아뜨레는 간단한 음료와 공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카페떼아뜨레에서 공연을 하게 된 이유가 있나.

사실 안산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아니라면 극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관객의 눈을 보면서 소통할 수 있는 곳이 없을까 찾던 찰나에 보물과 같은 카페떼아뜨레를 알게 됐죠. 기존 대학로 소극장이나 전당, 극장 등에서는 공연을 관람할 때 대부분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관객이 가볍게 음료도 즐기면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극을 관람할 수 있죠. 관객과 소통하며 자유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극단의 취지와 더욱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이 곳으로 선정하게 됐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연극에 대한 열정을 고스란히 보여준 그녀는 지역 내 인재들을 발굴하고 질 높은 공연을 통해 안산시가 더 나은 문화도시로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그는 과거의 바램을 집안에서만 꿈꾸고 있는 많은 주부들에게 스스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도전해보라고 전했다.

이쇄희 기자  go8979@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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