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가 시민들의 의견을 예산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한 ‘안산시 주민참여예산대회 안산시민 200인이 말하다’는 매우 의미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안산시의 예산편성이 시의 각 부서에서 올린 예산으로 편성되는 과거의 관례에 비춰볼 때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안한 것은 안산시의 주인인 시민이 의견을 냈다는 점에서 신선했다.

이날 각 동에서 참여한 시민들은 안산에서 생활하면서 겪은 다양한 내용들을 쏟아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생생하고 생동감있는 내용들이 참가자들의 머릿속에서 거침없이 제기됐다. 참여자의 분포도도 다양했다. 10대 어린 학생에서부터 80에 이르는 어르신까지, 남성과 여성 등 그야말로 자기의 관점에서, 아니면 주변의 시민들이 느끼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이날 참가자들은 조별로 자신이 제기한 내용을 발표하고 이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의제를 정하고 다시 투표해 20개 과제를 최종적으로 선정하는 등 그야말로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 이날 선정된 20개 과제를 보면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 및 프로그램 확대, 안산시 대기, 하수, 쓰레기 등 악취문제 해결, 버스이용의 편리성 증대, 진로직업교육 및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제안됐다. 시민들이 희망하는 대학병원 추가 유치와 마을버스 확대 및 운영개선, 고령일자리 확충 예산, 여성이 편리한 공공화장실 개선, 학교내 전문상담교사 및 교외상담센터, 외국인 거주 밀집지역 자율방범대 지원 강화 등 현재 안산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거나 필요한 내용들이 여과없이 제안됐다. 김철민 시장과 전준호 시의회의장은 이날 대회에 나와 참가자들이 제안한 내용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당연한 일이다. 참가자들이 낸 소중한 제안은 반드시 내년 예산에 반영돼야 한다. 이들은 각 동에서 참가를 희망한 분들로 그간 소중한 시간을 내고 예산교육에도 참여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안산시의 발전을 위해 바쁜 일정을 쪼개 참여한 것은 높게 평가받아야 할 일이다. 다소 아쉽다면 다음 대회에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대회의 경우 시민단체의 역할이 컸다. 앞으로는 안산시가 직접 나서 시민들의 의견을 아래로부터 들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시민 누구나 좋은 의견을 상시적으로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시민들의 시에 의견을 내기는 쉽지 않다. 주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 의원을 통해서도 가능한 일이지만 녹록지가 않다.

시민들이 낸 창의적이고 좋은 아이디어는 단순히 받는 것에서 벗어나 그에 따른 공과가 따라야 한다.

안산시가 운영하는 주차장 이용 할인혜택을 주거나 상품권 등도 좋고 아니면 현금지급도 가능하다고 본다. 공무원의 경우 성과금을 주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제안도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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