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는 아직 공천제 폐지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공천제에 대한 당의 원칙은 정하지 않고 서로 남의 탓만 하고 있다. 오로지 선거의 유.불리를 먼저 계산하며 이해득실에만 몰두하고 있는 인상이 짙다. 거대정당의 공당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장난만 하고 있고 국민의 여론이 어디에 있는지 눈치만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당공천 문제는 지난대선에서 현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대선후보가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사항이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이후 새누리당은 위헌문제 등을 제기하며 공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대선공약이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추진모임도 공천제 폐지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원내 대변인 브리핑에서 정당공천제가 폐지되면 기초단체는 능력과 도덕성이 검증되지 않은 범죄전력자, 지방 토호 등의 난립으로 젊고 유능한 인재의 발탁은 어렵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공천제 폐지 대선 공약이행을 약속대로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당공천제 문제는 대선공약의 덫에 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대선에서 위헌소지가 있는 줄도 모르고 공약으로 채택했는지 묻고 싶다. 거대정당이 국민들을 위한 공약을 만드는데 법적인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은 더욱 우스운 일이다. 새누리당은 공천제 논란에 편승하지 말고 지난 대선에서의 공약은 위헌소지가 되는 줄 몰랐다고 국민에게 분명하게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야당과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민주당도 공약파기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기 보다는 공천제 폐지에 따른 문제점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 시점에서 대선공약 파기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의 몫으로 남겨 놓고 폐지여부에 대한 문제를 매듭짓는 것이 정치다. 새누리당이 잘못했으면 국민들은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내리게 마련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요즘 정치가 국민들에게 기대와 희망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분열시키고 분쟁을 만들고 실망스런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은 양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없는 정치가 왜 필요한가.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지금 정치는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다. 국민을 우선하는 감동 정치를 펼쳐야 국민이 다가간다.

여야 정당이 이처럼 지방선거 공천문제를 매듭짓지 못하면 그 피해는 국민과 지방선거에 나서려는 후보들에게 돌아간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활동시한이 1월말이면 끝나는데 언제 결론을 내릴지 요원하다. 활동시한 연장은 불가피한 일이다. 하루 속히 공천문제를 매듭지어 혼란을 막아야 한다. 각 당의 당리당략과 선거에서의 유.불리를 떠나 올바른 제도를 만드는데 진력을 다해야 한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오픈프라이머리 등 100년을 이어지는 선거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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