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공천폐지 대안으로 새롭게 내세운 것이 바로 상향식 공천제다. 하지만 지금 진행되고 있는 공천 상황을 지켜보면 진정한 상향식 공천이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 경기도내 곳곳에서 경선결과에 대한 잡음이 터져 나오는가 하면 당내외 인사간 마찰과 지원설까지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올해 3월 상향식 공천제도 무제한 설명회를 가졌다. 당시 황우여 대표최고위원은 정당 사상 전면적인 상향식 공천실시는 우리 정치사에 큰 획을 긋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황 대표는 상향식 공천을 선택한 이유가 공천의 중요성이 있는데, 여성, 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를 보호하고 문호를 개방해야 하며 후보난립, 위헌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고심 끝에 무공천이 아닌 국민공천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 어떠한 난관도 이겨낼 수 있고 공천혁명에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해서는 민의수렴, 능력후보, 공정경선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의 상향식 공천제도가 사실상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 파기목적으로 사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새누리당 경기도당은 지난 13일까지 경기도내 31개 시·군중 23곳에 대한 기초단체장 경선지역과 후보자를 발표했다. 23곳 중 11곳은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50대50식 방식이고, 8곳은 100% 여론조사로 후보를 선출한다. 결국 실질적인 의미의 상향식 공천방식은 11곳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도의원과 시의원 후보결정도 결국엔 해당 당협위원장의 의지대로 진행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차 컷오프에 대한 규정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경기도당은 신청서류에 근거한 적격심사, 단체면접 및 개별 심층면접 결과, 지역현지 실사, 5대 심사기준(당선가능성, 도덕성, 전문성, 지역유권자 신뢰도, 당 및 사회기여도) 등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공정하고 투명한 후보자를 추천한다고 했지만 정작 이 같은 내부 규정은 지켜지지 않고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

더욱이 1차 컷 오프 발표자를 정해놓고도 당내 인사와 당외 인사가 마찰을 빚는가 하면 내부 정보가 이미 밖으로 유출돼 해당 후보들이 도당이나 중앙당을 찾아가 강하게 항의하면서 발표 시기까지 놓쳐버렸다. 애초에 정해놓지도 않은 지역담당 소위원회가 후보들의 의견을 듣지도 않은 채 일방적인 여론조사로 3-4배수 압축해 발표함으로서 후보들의 반발만 사고 있다.

이 때문에 당초 새누리당이 내세운 상향식 공천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과거 밀실공천, 줄세우기, 측근 챙기기 공천으로 회귀한 것 같아 안타깝고 시간과 돈을 낭비해가며 면접을 보고 선거운동한 후보들이 안쓰럽다. 결국 기초단체장은 지역담당소위 위원들의 그들만의 결정에 따라 후보군이 가려졌고 도의원과 기초의원은 해당지역의 당협위원장들의 의중에 따라 가려진다는 것이 정설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상향식 공천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황 대표가 얘기 했듯이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지금부터 진행되는 최종 후보 선출만큼 이라도 황 대표가 제기했던 제가지 충족조건인 민의 수렴, 능력 후보, 공정경선을 통해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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