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푼 꿈을 안고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 학생들이 배가 침몰하면서 75명의 학생만 구조되고 6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구조되지 못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살아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과 국민의 애타는 기도에도 시신자 명단만 추가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안산은 물론 우리나라가 전체가 크나큰 슬픔에 잠겼다.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은 지난 15일 저녁 인천을 출발해 제주도로 향하는 세월호에 몸을 실었다. 당초 오후7시 출항예정이었으나 안개 등의 이유로 운항이 지연되다가 오후9시경 제주도로 향했다. 하지만 세월호는 다음날 오전 진도 인근을 지나면서 배가 갑자기 한쪽으로 기우는 사고를 당했다. 그 누구도 예상 못한 소식이 이처럼 대형 참사로 이어질 지 아무도 몰랐다.

지금까지 드러난 세월호 선장의 구조대처는 우리를 분노케 한다. 아직 꽃도 피우지 못한 젊은 청춘들을 배가 기울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배안에서 기다리게 한 선장의 행위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선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이미 배가 기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곧바로 학생들을 밖으로 대피시켰다면 이 같은 대형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세월호의 총체적인 문제점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지만 선장이 현명한 판단을 내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떻게 젊은 학생들을 배안에 두고 자신들만 살겠다고 밖으로 나왔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선장과 선원들의 행동은 두고두고 비난받아 마땅하고 법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부의 늑장대응도 문제다. 승선자 명단이 수시로 바뀌어 불신을 초래했는가 하면 구조에 대한 정보가 없어 하염없이 기다리던 실종자 가족들의 분통을 샀다. 지휘체계도 허점 투성 이었다. 부처마다 발표내용이 제각각 이었고 과연 재난발생에 대비한 체계적인 대응 매뉴얼이 있는지 의아했다. 대통령이 지시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곧바로 이행되지 않아 실종자 가족들이 청와대를 찾아가려는 일도 벌어졌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실종자 가족들과 국민들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차디찬 바다아래서 구조되기만을 기다리는 가족들과 국민들의 염원을 저버렸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정부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실종 학생들의 구조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구조관계자들은 자식을 가진 부모의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 한명의 목숨이라도 살려야 한다.

천신만고 끝에 살아 돌아온 학생들과 가족들, 이를 지켜보는 단원고 재학생과 선.후배, 학부모들이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안타깝게 희생당한 유가족들에 대한 지원과 관심도 절실하다. 안산이 재난특별지역으로 선포됐지만 여기서 그치지 말고 우리 모두 이번 대참사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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