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성격을 극복하고자 초등학교 시절부터 노력했습니다. 장래 꿈이 당시 남학생들이라면 한번 쯤 꾸었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었는데 공부만 잘한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꿈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해야 하는데 저는 그런 일에 어울리지 않는 성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전한 것이 책 읽기였습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교과서 읽어 볼 사람?”하면 ‘잘 읽어보고 싶다’는 내재된 바람을 표출하고 싶은데 손이 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도전했고 드디어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손을 들고 책을 읽었습니다. 영화 킹스 스피치는 2차 세계대전 중 사랑을 위해 왕위를 버린 형 에드워드 8세를 대신해 갑작스럽게 왕위를 계승한 조지 6세의 실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여러 가지 상황, 간질병으로 죽은 동생에 대한 슬픈 기억, 친구조차 사귈 수 없고 자신의 생각을 내색하기 어려웠던 왕자라는 신분, 자유분방하고 자신감 넘치는 형에 대한 열등감을 겪음으로써 말더듬이 증세를 갖게 된 조지 6세가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감동적인 라디오 연설을 하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조지 6세는 말더듬이라는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스피치 지도를 받지만 기술적 치료는 번번이 실패를 하고, 실패를 할수록 콤플렉스는 점점 더 심해지는 악순환을 겪습니다. 그러다가 왕비가 찾아낸 스피치 지도사인 라오넬 로그를 만나 심리적 치료를 통해 콤플렉스를 극복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궁금증이 있습니다. 만일 조지 6세가 말더듬이를 극복할 마음을 갖지 않았다면? 조지 6세가 국민들을 감동시키는 연설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피폐해진 영국 국민들의 마음에 희망의 싹을 틔우지 못했을 것입니다.

제가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성격을 고치고자 작심하지 않았다면? 방송 앵커가 되지 못했을 것이고 스피치를 가르치는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지금처럼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지 않고 저 혼자 몰두하는 일에 매달려 있는 외로운 삶을 살고 있을 것입니다.

제가 안산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피치사관학교는 초·중·고교생부터 성인들까지 찾아옵니다. 수업 첫 시간에 제가 첫 번째로 하는 일은 배우러 오신 분들께 박수를 쳐드리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 있고 당당하게 한 말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스피치를 배워 보겠다는 용기를 내지는 못합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스피치에서 한 걸음은 바로 배우겠다는 결심입니다. 그 결심을 하지 못한다면 멋지게 스피치를 하는 꿈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조지 6세가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스피치 지도사를 만나 번번이 실패하다 자격증도 없던 라오넬 로그를 만나 감동적인 연설을 하기까지는 콤플렉스를 극복하겠다는 도전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제가 도전하고 실패하고 도전하고 실패를 하다 마침내 손을 번쩍 들고 책을 읽기까지 성격을 고치고야 말겠다는 작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스피치를 잘하겠다는 결심을 언제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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