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십자사연맹(IFRC)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인구는 15억 명에 달한다. 이 수는 계속 증가되고 있고 굶주림과 영양실조로 고통 받는 인구수 10억 명을 넘어서고 있다.수많은 사람들이 비만으로 고생하면서도 비만이 쉽게 해소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비만의 원인에 대해 알아야 한다.

비만의 원인은 대부분의 경우 영양분 섭취가 영양분의 소모량보다 상대적으로 많다는 지극히 간단한 원인에 기인한다.즉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육체적 활동의 필요성이 줄어들게 되고 물질적 풍요로움으로 인해 잉여 생산물의 섭취가 증가해 비만을 초래한다.

한방적으로 보아도 예로부터 오래 누워 있거나 앉아 있는 등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기(氣)’가 상하게 되거나 울체되어 소화도 잘 안되고 결국 체내에 ‘습담(濕痰)’이라는 병리적 산물이 축적된다.

‘습담’에서 ‘습’은 장마 뒤끝에 찝찝하고 텁텁한 느낌과 같이 정체된 것이다. ‘담’은 보통 몸이 찌뿌듯해 아픈 부위가 돌아다니는 것을 ‘담 결린다’고 하는 것 같이 병리적인 생체불순물이 각종 질병을 야기하는 것으로 체내에 습담이 많으면 비만해진다.

이 외에도 신체적 환경적인 원인과 특성에 따라 비만이 되기 쉬운 계층이 있다. 특히 중장년층의 비만이 청소년 비만보다 많다.

중장년층이 되면서 갑자기 살이 찌기 시작하는 것은 신체 변화로 기초 대사량이 떨어지면서 체지방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중장년층 비만의 특징은 팔, 다리는 가늘고 배만 나오는 전형적인 복부 비만 체형이다.

여성의 경우 산후비만과 갱년기 비만이 문제가 된다. 산후비만은 임신 중 영양 과잉, 모유 수유 기피 경향, 출산 후 신체활동의 감소, 성급한 재임신, 산후 우울증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여성이 갱년기에 접어들게 되면 호르몬의 하나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게 되어 갱년기장애 등을 유발하게 된다. 결국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면서 말랐던 사람도 살이 찌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생활환경의 변화로 뛰어 노는 시간보다 전자오락이나 텔레비전 때문에 아이들의 운동량이 줄어들고 패스트푸드나 육류 등 열량이 높은 음식의 섭취가 늘어 소아 비만 역시 증가하고 있다.소아비만은 특히 한 살 이전의 영아기, 다섯 살 전후, 청소년기에 발병하기 쉬우므로 이 시기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비만을 손쉽게 체크할 수 있는 지표가 있다. 바로 ‘체질량지수(BMI)’라는 것이다.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누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BMI지수가 19～24이면 정상, 25～30이면 과체중, 30～40이면 비만, 40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정의할 수 있다. 체질량지수 외에도 체지방측정으로 비만을 측정할 수 있다.

이같이 체질량지수나 체지방측정으로 비만이라 하더라도 비만자체로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성질환 등 4대 합병증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이러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비만관리가 필요하다. ‘동의보감’에서도 비인다중풍(‘肥人多中風)이라 하여 비만이 중풍의 큰 원인임을 경고했다.

그러나 비만 관리는 단순히 몸이 뚱뚱하여 필요한 것이 아니라 비만에 의해 건강에 미치는 위험도가 증가될 경우에만 필요하다.무분별한 체중 감량이나 비만관리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실제로 신경성 식욕부진, 신경성 대식증과 같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질환을 유발해 고생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과도한 체중 줄이기보다는 정상 체중 유지를 목표로 하여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식이요법은 계획된 열량 내에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도록 하는 바람직한 식습관을 형성해야 한다.

운동요법은 체중감량을 위한 운동에서 운동 강도는 비교적 낮은 것이 바람직하다. 낮은 강도의 운동은 장기간 계속할 수 있고, 운동으로 인하여 일어나기 쉬운 정형외과적 장해의 발생도 예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소비하는 총 에너지양이 동일한 경우 지방의 연소효율은 낮은 강도에서 높기 때문이다.

비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포함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만약에 비만을 치료하려고 한다면 꼭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음식이나 운동과 같은 생활습관과 관계된 것도 개인별로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을 뿐 아니라 보조적인 치료로 약물치료, 물리치료, 아로마요법, 장세척, 침구치료 등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만은 한방적으로 볼 때 게으르면서 가지고 있으려는 욕심이 많으므로 정신적으로 빼앗기 위한 스트레스와 빼앗길 것 같은 불안감과 함께 신체적으로도 변비증상 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자들은 앞서 언급한 ‘습담’보다도 더 무서운 ‘불안과 스트레스’가 원인이므로 다른 사람만 보고 비교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마음을 먼저 보고 타인에게는 좀 더 베푸는 원만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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