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성장하고 소득이 증대하면서 만성질환이나 성인병, 암, 알레르기, 비만 등의 생활습관 불균형으로 인한 질환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에서 말하는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고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했듯이 건강 범위도 육체에서부터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본래부터 한의학에서도 강조됐다. 즉 한의학이 말하는 건강한 사람이란 동양적 관점의 전인(全人)이다.사람의 몸과 마음과 영혼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더 나아가 천지인(天地人)인 기후와 자연, 사회와의 유기적 관계에서도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의미한다.

동시에 내부나 외부의 자극이 적절히 반응함이 건강이고 너무 과하거나 부족한 반응을 질병 또는 미병(未病)이라고 했다.

한의학에서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생활을 ‘양생법’이라고 하는데 이는 주로 한열(寒熱)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음양기혈(陰陽氣血)이 평형을 이루게 해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일상생활 속에서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법은 첫째, 자연과 기후에 순응하는 생활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신체를 포함한 자율신경은 항상 변화하고 있다. 이 변화는 자연환경이 만들어내는 것이어서 그 리듬을 거스르면 자연을 거스르는 행위가 된다.

이런 리듬을 무시하고 흐트러진 생활을 하면 반드시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 이러한 신체 변화는 하루 중에도 일어나고 1년 주기로도 일어나게 된다.

즉, 양(陽)의 기운이 충만한 낮 동안에 몸이 충분하게 활동하지 않으면 밤이 되어도 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게 되거나 낮 동안의 흥분상태가 계속 이어져 음(陰)이 작용을 많이 하는 밤에도 활동하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리듬이 역전되어 신체반응이 자연의 기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자연과 기후의 주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활동과 휴식(熱과 寒)을 반복하는 것, 이것이 사시(四時)에 순응하는 생활습관이며 건강을 유지하는 양생(養生)의 첫째 조건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돌째, 식사나 운동, 수면, 휴식 등 일상생활에서 올바른 습관을 가지는 것이다.먹는다는 의미의 식(食)자는 사람(人)과 편안하다(良)라는 두 글자로 나눌 수 있는데 즉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아침이나 점심은 충분한 양을 골고루 섭취하여 낮 동안의 활동을 보충하되 대사 운동이 감소하는 저녁은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필자는 항상 환자들에게 따뜻한 밥, 따뜻한 국, 따뜻한 물을 먹도록 강조하는데 이렇게 살아있는 인체에서는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원활한 혈액순환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같이 빈번한 냉장고의 사용은 상한 음식으로 인한 급성적인 질환은 많이 예방하게 했으나 차가운 음식·음료를 너무 쉽게 많이 접하도록 하였는데, 차가운 음료는 바로 위를 통과해 장에 도달하므로 장을 차갑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은 점막면역을 구성하는 거대한 림프조직을 차갑게 함으로써 제 기능을 못하게 되어 질병에 걸리기 쉽게 된다.

적당한 운동 역시 몸을 따뜻하게 해 줘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무리한 운동은 체내에 활성산소를 다량으로 발생시키게 되므로 자기 몸에 맞는 정도로 규칙적인 주기와 리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다소 식상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낮에는 일이나 운동을 하면서 틈틈이 휴식을 취하고, 밤에는 충분히 숙면을 취해야 한다.

한의학적으로도 야간에 독서나 공부를 많이 하는 경우는 눈에 무리가 더욱 심하여 간을 상하게 하고 운동을 많이 하는 경우는 양기를 망동시키면서 골관절에 손상이 더욱 심해져 신(腎)을 상하게 하여 결국 심장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이런 분들은 가능하면 야간활동을 줄이기를 권한다. 취침 전에 먼저 온수에 목욕을 하거나 가벼운 소설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것 등으로 긴장을 이완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자극적인 내용의 TV시청이나 영화감상, 깊은 생각, 취침 전의 과식 등은 인체 내 긴장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타협과 양보를 통한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사회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혹시 어떤 분들은 긍정적인 사고방식이나 사회와의 조화 등이 자신의 한열 균형에 어떻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궁금해 할 수 있다. 이러한 다소 형이상학적인 개념도 최근에 점점 실제적으로 규명이 되고 있다.

한의학은 인애(仁·愛)라 하여 매사에 즐겁게 만족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습관을 조절하고 자연에 합치되게 하는 것이 무병장수하도록 건강을 지키는 양생법이라고 했다.

이러한 결론을 모든 사람에게 적용해 무조건 따뜻하게 하고 긴장을 이완시키라고 할 수는 없다. 혹시 특수한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병이 해당한다는 일반론으로 이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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