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안 낳는다고 온 나라가 아우성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과의 대화에서 ‘본인의 자녀도 하나만 낳으려한다’고 걱정한바 있다. 한 때, 무뚝뚝하고 가끔 속 썩이는 아들 둘을 키우는 나도 애교 있고 귀여운 딸을 낳아볼까 하다 포기한 적이 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 낳아 잘 기르자’고 목소리 높이던 나라가 왜 이리 애 안 낳는다고 걱정을 하는 지경이 되었는가 말이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자가 평생 낳는 아이의 수)은 2016년 1.17이었다. 이마저도 올해는 1.03이 예상된단다. 1960년 6.0으로 최고점을 찍고 1980~90년대 1.6을 유지하였다. 1997년 IMF이후 급속히 줄어들다가 이 상황에 이르렀다.

프랑스가 2.08, 스웨덴이 1.88, 일본 이 1.4이다. OECD에서 꼴찌이고 전 세계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다.인구가 줄지 않고 유지되는 조건이 2.1이라고 한다. 한 때, 연 출생아수가 100만여 명이었다가 작년에 40만 6천여명으로 급속히 줄었다. 올해는 30만 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출산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극단적인 예로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데이빗 콜만 교수의 ‘한국이 이 상태가 지속될 때 2305년 쯤 인구가 소멸될 것’이라는 보고서가 있다. 그것이 다소 과장되고 먼 얘기라 치더라도, 저출산은 당장 생산 가능인구를 감소시킨다.

이는 구매력 높은 노동인구를 감소시킴으로써 생산과 소비위축을 낳고 경기침체를 가져온다. 저성장, 잠재적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진다.어디 그뿐이랴? 교사 등 관련 직종은 직장을 잃게 되고 청년들에게는 자신의 문제도 해결 못하는 상황에서 고령화와 맞물려 사회적 부담은 가중된다.

왜 한국의 여성은 아이를 안 낳으려 할까? 가족의 중요성을 모르고 애국심이 없어서? 아니면 자신의 일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적 경향 때문에?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애 낳고 키우기가 힘들어서다. 출산과 양육에 대한 모든 책임이 부모에게 맡겨져 있기에 자녀에 쏟아야하는 정신적, 시간적, 재정적 비용이 너무나 많고 비싸기 때문이다.

그것을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다. 애를 낳으려면 직장을 그만두어야 한다. 나라에서 여러 제도적 장치로 경력단절을 막아준다고 하지만 현실에서 직장, 사회적 문화는 이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집안경제 해결과 자아실현을 포기해야하는 것이다. “맞벌이 안하면 먹고사는 것도 힘든데, 낳고 싶지 않아서 안 낳겠나?”라고 많은 여성이 속으로 절규하고 있다.

근본적이고 특단의 조치들이 필요하다. 저출산이 국가의 위기를 가져온다면서 문제제기를 한지 20여 년이 지나고 있건만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몽교육이나, 미팅을 주선하는 것. 셋째부터 주는 출산장려금 등으로는 결혼이나 출산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필자는 우선 구체적 제도에 앞서 다음과 같은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첫째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관점이다. 이전에는 대청마루에서 온 가족과 동네 사람들이 아이를 키워줬다.

이제는 부모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을 져야한다. 우리 아이들은 사회적 자산이고 기둥이다. 제대로 된 인력양성에 드는 어마어마한 부담을 부모에게만 지워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부모의 소득이나 조건에 의해 제약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모두 지킬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는 여성의 행복과 동시에 가정의 안정과 행복을 가져온다. 생활비가 보장되면서 아이를 낳고 휴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직장에 돌아갈 때, 업무나 승진의 불이익이 없이 정상적 활동을 가능케 하는 문화와 제도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구체적인 정책은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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