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열린글밭 칼럼 고영인 칼럼
사회임금, 들어보셨나요?고영인 사단법인 모두의집 이사장
  • 안산신문
  • 승인 2017.11.29 11:14
  • 댓글 0

생계비중 가장 비중은 크나 쉽게 줄일 수 없는 비용이 무엇일까? 한국노총에서 2015년 발표한 바에 의하면 필수생계비인 교육, 의료, 주거비용이 약 30%를 차지한다고 했다. 여기에 부모님 용돈 등을 포함하면 35~40%를 차지한다. 이 비용들은 식품비, 문화비, 의복비 등과 같은 개인 소비성이 강한 것이 아니라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 없는 사회성이 강한 생계비에 속한다.

그런데 이러한 필수 생계비를 자신이 아니라 국가가 마련해준다면 어떨까? 말할 필요도 없이 가계가 안정화되는 획기적인 변화를 줄 것이다. 간접적인 형태의 임금인상이다. 일반 노동자가 회사에서 일을 하고 받는 급료를 ‘시장임금’이라 한다. 그리고 여러 복지제도를 통해 국가에서 받는 혜택을 ‘사회임금’이라고 한다. 기초생활급여, 보육비, 아동수당, 산재, 실업 급여, 국민연금, 기초노령연금, 교육비, 건강보험 등이 사회임금이라 할 수 있다. 현금과 사회서비스 형태로 지급된다.

시장임금은 전적으로 스스로 생활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에서 개별적 재생산이지만, 사회임금은 사회가 가계를 제도적으로 지원해 준다는 의미에서 사회적 재생산이다. 물론 사회임금이라 해서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재원을 국민이 마련해야한다. 세금과 여러 보험료를 납부해서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낸 세금과 보험료로 다시 돌려받는 것인데, 엄밀히 얘기하면 국가가 공짜로 주는 것도 아니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맞다. 우리가 내고 우리가 받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임금에는 시장임금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중요한 의미가 있다. 시장임금은 개인이 책임지는 것이니까 시장임금에만 거의 의존하는 경우, 자신이 임금을 못 받는 상황이 되면 생활 불능 상태에 빠진다. “해고는 곧 죽음이다”라는 인식이 형성된다. 지난 쌍용자동차 사태를 생각해보라.

사회임금은 각자의 소득 수준과 상황에 맞게 세금과 보험료를 내고 기본적 필요에 적합한 혜택을 보는 것이다. 한마디로 ‘수준에 맞게 내고, 필요에 맞게 받는 것’이다. 아기를 낳으면 보육, 교육혜택, 아프면 의료혜택, 해고되면 실업급여, 노후에는 노인연금 등 필요에 의해 얻게 되는 혜택이다. 그야말로 사회적 안정망인 것이다.

공동체 사회에서 낙오자를 줄이고 모두가 기본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집단적 동의에 의해 만들어진 제도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하고 일상적으로 비정규직, 실업, 영세자영업위기, 질병, 장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현실에서 안전장치는 필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임금은 비록 우리가 내고 우리가 돌려받는 것이지만, 개인의 기본적 생활에서 그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개인의 조건에 따른 위험성이 그만큼 줄어드는 역할을 한다. 절대적 빈곤이나 사회에서 낙오자로 전락할 위험성을 줄인다.

또한 서민층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혜택이 있기에 불평등 구조 개선의 역할도 한다. 그리고 사회임금이 크면 개인의 소비력과 구매력이 높아짐으로써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2014년 국회 입법 조사처 조사를 보면 ‘나라별 가계비 중 사회임금의 비중’을 나타내주는 것이 있다. 2012년 기준 OECD 평균이 40.7%인데 한국은 12.9%에 불과하다.

미국 25%, 영국 37.8%, 독일 47.5%, 프랑스 49.8%, 스웨덴 51.9%이다. 다시 얘기하면 우리나라 국민은 생활비의 87%를 개인의 능력으로 책임져야하는데 비해 스웨덴은 48%만 개인이 책임진다. 한국 국민에게는 사회적 안전판이 취약해서 개인이 시장에서 낙오하면 매우 위험해진다.

유럽선진국에서 사회임금의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것은 개인의 위험을 최소화하기위해 국가가 책임을 반분하는 것이다. 우리도 그 의미를 잘 살려 국민의 총의를 모아 사회임금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높이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자.

안산신문  ansam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