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장수장(生長收藏). 낳고 자라고 거두고 저장한다는 계절의 표현이다. 겨울은 만물이 저장되는 계절이므로 음식물을 올바로 섭취하고 저장해야 다음에 오는 계절에 맞게 기운을 잘 조절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음식을 선택하고 피하면 좋은 지에 대해 알아 두면 좋다.

먼저 탄수화물은 우리가 가장 많이 섭취하고 있는 영양소이기 때문에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탄수화물은 당이 결합해서 만들어지는 영양소다. 모든 탄수화물은 당으로 분해된다. 우리가 병원에서 맞는 포도당 주사는 탄수화물이 흡수되기 쉽게 분해한 형태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탄수화물은 밥이다. 밥은 다당류로 꼭꼭 오래 씹으면 단맛이 나는데 당이 결합해서 만들어진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초콜릿이나 과일도 당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탄수화물군에 속한다. 물론, 과일에는 비타민, 무기질도 있고, 섬유질도 많다. 초콜릿은 오일도 섞기 때문에 지방을 가진 탄수화물 음식이다.

탄수화물에 해당하는 음식의 종류도 매우 광범위하다. 녹말이라고도 하는, 전분을 많이 함유하는 음식이 대표적이다. 우리가 늘 먹고 있는 쌀(현미, 백미, 잡곡밥, 떡), 밀가루 음식(빵류, 면류), 감자, 고구마, 옥수수, 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외에 설탕, 과일, 주스, 탄산음료, 채소, 콩류, 견과류, 씨앗, 유제품 등까지도 모두 탄수화물을 많이 포함하는 음식군이다. 혈당을 올리는 수치를 음식별로 목록화한 것을 혈당지수(GI)라고 한다. GI지수가 85 이상이면 혈당을 빨리 올리는 음식군에 해당한다.

흰밥이나 밀가루 음식(라면, 국수, 피자, 스파게티 등), 감자튀김, 케이크, 빵, 과자, 사탕, 아이스크림, 꿀, 시럽, 탄산음료, 당이 많은 과일류(건포도, 말린 무화과, 망고, 수박 등)다. 모두 먹기 좋게 정제된 음식으로 칼로리 또한 높다.
이러한 음식을 많이 먹으면, 혈당이 지방으로 저장되어 살이 찌게 된다. 또한 인슐린도 급격하게 증가하여 계속 더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된다.

혈당은 세포로 들어가야 우리 몸의 에너지원으로 쓰이거나 저장물질로 저장된다. 이러한 혈당이 세포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췌장에서 만들어지는 인슐린이다. 즉 인슐린이 급격하게 증가하면 혈당을 세포로 빨리 옮기게 되므로 일시적으로 혈액 속의 당은 떨어져서 우리 몸은 당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결국 음식을 계속해서 더 먹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식습관이 오래도록 반복되면 결국 췌장이 점점 지치고, 인슐린 분비는 충분하지 않게 되어 당이 세포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액 속에 방치되므로 당뇨병을 잘 유발한다. 따라서 GI 지수가 높은 음식군을 피하면 당뇨의 위험도 줄어들고, 살도 찌지 않기 때문에 어떤 음식이 혈당을 빨리 올리는지 알아두면 유용하다.

좋은 탄수화물군은 정제되지 않은 통밀, 현미, 잡곡밥, 콩류와 섬유질이 많은 채소, 과일 등이 있다. 특히 토마토, 양배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상추, 버섯, 애호박, 케일, 오이, 가지, 샐러리, 무, 배추 등은 섬유질이 많고 전분이 많지 않아서 칼로리가 낮고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는다. 게다가 위장에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공복이나 식전에 먹으면 더욱 좋다.

단백질은 근육과 피부를 구성하고, 항체와 호르몬, 효소 등을 구성하는 기본물질이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특히 필수아미노산(발린, 류신, 아이소류신, 메티오닌, 트립토판 등)은 반드시 음식물로 섭취되어야 하는 것들이다.

단백질 식품군으로는 육류나 어류 외에도 콩류나 씨앗, 견과류 등에도 많다. 좋은 단백질은 생선에도 많으므로 충분히 이용하는 것이 좋다. 생선은 크고 오래 살아서 수은 중독의 염려가 많은 참치 등은 되도록 피하고, 먹이 사슬이 낮아서 중금속 함량이 낮은 작은 생선들이 좋다.

대구와 정어리, 조기, 옥돔, 굴비, 임연수어, 도미 등이나 굴, 새우, 조개 등 해산물도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다. 육류로는 오리고기나 닭고기 등 흰 살 육류를 선택하는 것이 좋고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구워서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흔히 단백질 하면 햄 등 가공육이나 고기를 떠올리게 되는데, 다소 충격적인 뉴스가 있다.

최근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포함한 것이다. 1군 발암물질은 담배, 석면, 비소처럼 암 발병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물질을 말한다. 가공육은 생고기를 제외한 모든 가공한 고기이며, 베이컨, 소시지, 핫도그, 햄, 살라미, 페퍼로니 등이다.

IARC는 가공육을 매일 50g씩 먹으면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18% 높아지고 직장암과 췌장암, 전립선암을 유발할 수 있다며 가공육이 암을 일으킨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 증거 중 하나는 고기의 발효, 훈제 등 가공하는 과정에 첨가되는 화합물인 아질산나트륨 등이 장에 손상을 준다는 것이다. 가공육에 열을 가하면 첨가물이 발암물질로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붉은색의 고기(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도 구워 먹을 때 발암물질이 나온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들은 육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현 의료계의 권고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은 1g당 9kcal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높아서, 열량 소모가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농축된 형태의 에너지 공급원으로 작용한다. 지방의 지나친 축적은 뱃살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정상적인 양의 복부 지방은 실제로 장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체온유지에 관여하며 인체 모든 세포막의 주된 구성성분이기도 하다.

필수지방산, 지방성 호르몬인 스테로이드 등은 신진대사를 조절하며 신경의 자극과 전달, 소화효소의 분비조절,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무엇보다도 지방은 음식의 맛을 좋게 하므로 과잉 섭취하기가 쉽다. 따라서 탄수화물이나 단백질과는 달리 건강을 위협하는 해로운 영양소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물론 트랜스지방과 같은 변형된 지방이나 혈액 속의 지방, 복부 지방과 같은 누적된 지방이 몸에 해로운 건 사실이지만 지방 자체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하고 중요한 영양소이다. 따라서 반드시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은 필요하다.

좋은 지방 식품군은 견과류, 오메가 오일, 올리브유, 카놀라유(유채유), 포도씨유 등이다. 연어, 정어리, 고등어, 청어, 대구, 생태 등도 오메가-3를 많이 함유한 좋은 지방 식품군에 포함될 수 있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