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오늘은 주제넘게 헌법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한다. 주민자치에 대해 공부를 하다 독소조항이 보여서 찾아보니 불합리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독소조항이란 일반적으로 법률이나 공식 문서 등에서 본래 의도하는 바를 교묘하게 제한하는 내용을 말한다고 되어 있다. 즉, 법률의 경우 그 법률이 의도하는 목적이 있지만 이론적 혹은 현실적으로 그 의도를 막는 문구가 삽입되어 있다는 것을 말한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권한보다는 제한이 많다는 것이고 지방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창조적인 성과들이 나와도 지속보다는 제도에 묶여 빛을 보지 못하고 묻혀버리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관심보다는 간섭에 방점을 두는 법령으로 인해 지방의 사소한 역할까지 중앙정부가 챙기다 보니 정작 해야 할 국가적인 과제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앙이 법령을 통해 지방에 하달한 획일화된 정책은 지역실정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중앙정부는 정부대로 효율적이지 못하고 지방은 지방대로 상위에 있는 법에 묶여 역량을 발휘하기 힘들다.

헌법은, 법률로 정하지 않으면 자치입법을 할 수 없도록 하여 지방의 자치활동을 제한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보면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중략)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지방의 능력이 부족하니 보호자인 정부의 동의 없이는 활동을 제한한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지방에서 만든 조례로는 수동적인 대민 업무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도에 머물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단체는 자치권한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이 또한 법령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된다. 사실상 중앙정부의 위탁기관인 셈이다.

이렇게 불합리한 상황을 극복하자고 지방분권 개헌을 외치는 것이다. 주민자치의 역량은 날로 높아 가는데 법을 만드는 위정자들이 길을 막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지난해와 올해 우리 마을에는 전국에서 오는 선진지 벤치마킹 손님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 중에는 마을의 성장을 위해 오는 단체도 있지만, 중간지원조직을 통해 역량강화 목적으로 방문하는 인재개발원, 구청, 혁신센터 등도 있다. 또한 주민자치의 강자인 주민자치회에서도 다수 방문했다. 일동이 특별히 잘해서 온다가 보다 비교해 보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일동의 주민자치 활동을 견학하고 가는 단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잘 모이고, 자발적으로 모이고, 일을 쉬지 않고 만들고, 전문적이라는 것이다. 모두가 부러워 할 만큼 일동은 마을 만들기와 주민자치의 모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을 인정받아 지난 해 대한민국 행정안전부로부터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사업에 선정되어 마을활력소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이 최대한 활용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대학을 열어 조만간 가장 주민 친화적이고 사랑방 같은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지난 주 방문한 서울 방학3동은 마을활력소가 3개나 있다. 주민이 편하게 이용하는 2층 다목적 공간과 청소년들이 춤추고 노래할 수 있도록 꾸민 지하 공간, 마을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마을방송국, 마을 부엌도 자리하고 있다. 많이 부러웠지만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을 미리 본다고 생각하고 흐뭇하게 돌아왔다. 좋은 공간을 만들면 주민이 모이고, 주민이 모이면 마을이 따스하게 확장 된다는 것을 세삼 깨달았다.

그런데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건물들이 벤치마킹의 요소가 된다면 우리 마을은 보여줄 것이 별로 없다. 많이 초라하고 부끄러운 수준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일동에서 활동하는 어느 하나 예산이 부족하여 일 못하겠다는 사람 없고 장소가 없어 불만인 사람이 없다. 예산은 풍족한데 마을이 분열하는 다른 지역의 사례들이 많아 오히려 경계하는 면도 있다.

부족하더라도 화목하고 정겨운 마을을 만들고 싶어 하는 주민들의 철학이 느껴진다. 오늘도 두 군데서 벤치마킹을 왔는데 정성껏 PT 진행하고 질문에 응해 드렸다. 아무리 더워도 마을은, 지치지 않고 자치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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