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인간은 수렵시대를 걸쳐 농경시대로 그리고 산업화 사회로 진화되어 왔다. 사회가 변화하면서도 바뀌지 않은 생존의 DNA가 있다면 그것은 민첩성과 유연성이다. 이는 인간의 문화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스포츠의 경우 거의 모든 경기가 민첩과 유연함의 경쟁이다. 날렵해야 하고 하고 부드러워야 한다.

첨단과학도 결국은 보다 빠르게 보다 유연하게의 산물이다. 애자일(agile)은 사전적으로 날렵한, 민첩한, (생각이)재빠른, 기민한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1990년대 미국 실리콘 밸리의 소프트 엔지니어들에 의해 프로젝트 방법론으로 애자일이 등장하게 되었다.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일정한 계획과 관습을 따르기 보다는 신속하고 유연하게 제품을 개발하고 개선해 나가는 방법론을 애자일이라고 한다.
  우리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살고 있다. 딛고 서있는 땅은 흔들리고 엄청난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 모든 규칙이 변하고 있다. 그대로 뉴노멀의 시대를 살고 있다. 아주 쉬운 예를 들어보면  6070세대는 노후의 삶의 수단으로 다세대 주택이나 여유의 아파트 하나 더 장만해서 전세를 놓고 은행에서 이자를 받든지, 월세를 받아서 살아야겠다는 소박한 꿈이 있었는데 물거품이 되었다. 자고 일어났더니 룰이 바뀌어 버린 것이다. 1991년 구쏘련의 해체로 인해 적이 사라지자 미국의 국방산업이 집중해왔던 전략과 목표가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이 때에 미국 국방부는 새로운 트랜드를 따라 조직의 재정비를 위하여 뷰카(VUCA)라는 개념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이디어를 창출하게 하였다. 기존의 사회는 합리적(Rational)이고, 예측가능(Predictable)하고, 비교적 단순(Simple)하며, 일률적(Linear)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세계는 큰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변덕스럽고(Volatil), 미래의 예측이 불가능하고 불확실(Uncertain)하며, 단 하나의 원인과 단 하나의 해결책으로 문제를 풀 수 없는 복잡하고(Complex), 혼란(Chaotic)스러우며, 서건들의 의미와 효과가 불명확하고 정보조차 불완전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모호한(Ambiguous)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시대에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이 인간에게 주신 영혼의 능력이다. 곧 인식과 선택, 통제 또는 행동하는 능력인 것이다. 인식(Awareness)능력은 위험이나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거의 본능적인 것이다. 뷰카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눈 앞의 상황을 조금 물러서서 (Zoom out)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큰 그림을 전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집중(Zoom in)해서 단기적으로 당장 해야 할 일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하는 것은 큰 그림이지만 당장 코로나 상황에서 당장 해야 할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순간마다 바뀌는 상황을 쫓아 가다보면 초점을 흐릴 수 있다. 초점을 맞추는 것은 선택이다.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것은 이제까지의 성공경험과 익숙함이다. 아스팔트만을 달리던 경험과 익숙함은 비포장의 울퉁불퉁한 길을 달릴때에는 순간순간 민첩한 통제가 필요하다. 찰나적인 인식과 선택, 통제가 필요한 것이다. 민첩함(Agile)과 유연함(Flexible)은 생존하기 위한 인간의 본능이다. 취하는 것도 피하는 것도 민첩함이 필요하다. 민첩하기 위해서는 몸을 가볍게 해야하고 근육이 굳어지면 안된다. 어떤 상황에도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몸을 만들아야 한다. 때로는 자신감(self-confidence)이 삶을 긍정적으로 만드는데 중요하지만 자칫하면 오만이 되어 위기를 극복하는데 유연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

우리는 시대의 거대한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트랜드에 적응할 수 있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요즘 코로나 환경에 재빠르게 적응하고 기회로 만들어 각광을 받고 있는 비대면에 초점을 맞춘 상품과 서비스들이 있다. 트로트가 대중적 인기의 절정을 이루자 방송국마다 트로트 프로그램 열풍이 불고 있다. 배달과 택배시장이 폭주하고 전국의 골프장이 초만원이다.

수요가 급증하자 골프장마다 그린피, 캐디피 등을 인상했다. 유튜브 크레이터들의 활동도 왕성하다. 국내경제 활성화로 보면 좋은 현상이기도 하지만 무리한 욕심이 빚을 결과도 생각해야 한다. 민첩함이 이기적인 것이 되어 다른 사람의 기회를 가로채거나 죽이는 일이 되어서는 안된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기업이나 조직공동체의 리더들이다.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에서 리더들의 민첩함이 그 어느때 보다 빛을 볼 수 있다. 쏟아지는 정보에 우왕좌왕하지 않고 큰 숲을 보는 시각으로 흐름을 인식하고 전략적으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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