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심심히게 사과드립니다를 놓고 SNS에서 문해력에 대한 논란이 쟁점화 되었었다. 심심(甚深)의 깊고 간절한 뜻을 심심하다의 지루하고 재미없음으로 오해한 것이다. 사흘을 4일로, 금일을 금요일로, 고지식하다의 순 우리말을 높은 지식(高知識)으로 잘못 이해하는가 하면 모임이나 행사에서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한다고 할 때 일정하게 정한바의 의미인 소정(所定)을 작은 정성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단지 MZ세대의 문해력 부족이라기 보다는 공감의 문제이다. 문맥이나 상황을 인식하고 살피면 충분히 알 수 있음에도 편협된 사고와 감정이 언어를 왜곡하게 만들었다고 본다. 한편, 컴퓨터를 도구로 사용하고 소통하는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지식 갈등이 문제이다. 인터넷 기반의 소통은 속도를 위해 문장을 짧게 하고 단어를 압축한다. 이모티콘으로 소통이 가능하다. MZ세대는 다양한 어휘를 사용해서 글을 쓰거나 기성세대의 언어를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과 글로벌화에 따라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의 사회적 구조에서 새로운 용어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기성세대가 공부하지 않으면 이해가 어렵다. 예를 들어 2022년 소비 트랜드 10가지의 용어들을 모두 이해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글을 쓰고 읽을 줄아는 기본 문맹률이 5%미만인 우리나라에서 책이나 신문, 문서의 글을 읽고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실질문맹률은 2018년 현재 49.8%로 OECD 국가의 평균수준을 웃돈다. 서울의 한 구청 복지관에서 20대와 장년층을 상대로 OECD문자 독해력 테스트를 실사했는데 장년층의 점수가 무려 48점이나 낮았다고 한다. 영국은 0.1점, 미국의 8점에 비해면 우리나라 장년층의 독해력은 현저하게 낮았다.  
  구태연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나이값을 못하는 사람을 꼰대라고 한다. 사전적으로는 대화를 할 때 상대를 배려와 존중함이 없이 자신이 고집을 옳다고 주장하고, 강요하며, 말이 통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며 결국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을 곤대하고 부른다. 때문에 나이와는 무관할 수 있다. 본래 번데기처럼 주름진 늙은이라는 의미로 불려진 꼰데기가 꼰대가 되었다고 한다. 또는 프랑스어로 백작을 콩테(comte)라고 하는데 일제강점기 때 이완용 등이 백작, 자작 등의 작위를 받으면서 자신을 콩테라고 불렀는데 사람들이 이를 비웃으면서 일본식 발음으로 꼰대로 불렀다고 한다.
  오늘날을 초역전의 시대라고 한다. MZ세대가 기존세대보다 똑똑하다. 젊은 세대의 지능이 높아져서 똑똑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문명의 주기가 단축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MZ세대는 1980년이후에 태어난 세대인데 미래학자 앨빈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정보화시대를 예고한 이후에 태어난 세대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컴퓨터로 소통하고 놀고 일한다. 논리적이고 분명한 디지털 사고방식과 삶의 의미와 방식이 다르다. 당연히 기존세대와의 간극이 크기에 소통이 불가능한 신인류이다. 더 이상 꼰대질을 하면 어디에도 설자리 앉을 자리가 없다. 인류의 90%가 인터넷에 연결되고 다바이스에 노출되어 사는 세상에서 고립될 수 밖에 없다. 기성세대는 시대를 건너뛰면서 경험과 지식을 축적했다. 그대로 사전이고 도서관이었다. 그런데 젊은 세대는 도서관이 손바닥 안에 있다. 검색 능력이 그대로 지식이다. 길을 물어보아도 네비게이션이 더 정확하다. 젊은이에게 묻고 배워야 한다. 꼰대를 탈출하기 위해 리버스 멘토링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지식의 개념은 실질 데이터의 맥락을 정보화하여 의미를 부여함으로 유용한 지식을 만들고 통찰력을 통해 급변하는 시대에 적자생존의 실용적 지혜를 이끌어 내는 능력이다. 인간은 학습하는 인간의 호모 에루티티오(Homo Erudotio)이며 학문적 인간인 호모 아카데미쿠스(Homo Academicus)이다. 그리고 공부하는 인간으로 호모 스트디오수스(Homo Studiosus)이다. 결국 인간은 학습하는 존재이며 공부하는 동물이다. 동물은 진화를 통해 변화에 생존해왔지만 인간은 진화보다 학습을 통해 생존해 왔다. 디지털사회에서 꼰대의 사고를 깨고 시대적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한 전략은 단순하다. 학습하고 공부하며 경험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장년층의 실질문맹률은 훨씬 낮았다. 어린아이와 같은 호기심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욕심이다. 자기 확증편향에 갇힌 사고의 틀을 부수고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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