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세상의 모든 물체는 색을 가지고 있다. 색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 색은 빛이다. 색은 빛을 받은 물체가 어떤 파장의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는가에 따라 나타나는 물체의 빛깔이기에 그렇다. 색은 언어이고 사상이고 문화이다. 색은 인간이 사물을 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색은 한 대상을 특정짓는 고유한 성질이다. 때문에 색은 정체성이다. 누구나 고유의 색깔 즉 퍼스널 컬러를 가지고 있다. 
퍼스널 컬러는 개인이 가진 고유의 색상을 통해 웜톤(Worm tone)과 쿨톤(Cool tone)으로 나눈다. 신체적 컬러로 봄 웜톤, 여름 쿨톤, 가을 웜톤, 겨울 쿨톤이 있다. 색은 인간의 경험을 인식하는 근본 요소이기도 하다. 색은 인간의 삶과 자연을 재현하는 예술의 절대 요소이다. 색의 스펙트럼은 단순하지 않다. 색은 그 경계를 정하기도 어렵다. 17세기 영국의 과학자 뉴턴(Newton. 1642~1727)은 백색의 빛을 분해해서 일곱가지 색깔의 무지개 빛을 밝혀냈다.
  색채연구소인 팬톤을 설립한 로렌스 허버트(Lawrence Herbert)는 기존의 60가지 기본 색상을 분석해서 더 쪼갤 수 없는 10가지 색상으로 단순화했다. 이 색들을 상호배합하여 색상을 만들어 특정번호를 부여했는데 처음에는 500개, 그 다음에 747개, 지금은 2000개의 색상으로 그 종류를 확대했다. 팬톤의 색채연구소는 연구원들은 세계 곳곳을 누비며 컬러트랜드를 연구하면서 컬러이코노미스트, 컬러 심리학자로 활동한다. 
한편, 색의 언어로 브랜드가 소비자와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컨설팅하고 있다. 2000년부터 패션과 뷰티, 리빙 등에서 소비되는 색을 분석하고 그 해의 분야별 이슈를 종합해서 전세계의 문화를 반영하는 올해의 색을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디.
  팬톤이 올해의 컬러로 선정한 색은 비바 마젠타(Viva Magenta)이다. 비바는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칼어의 감탄사로 만세!이다. 영어의 명사로 “만세의 외침소리, 환호소리”이다. 마젠타는 보랏빛이 도는 빨간색으로 감홍색이다. 이 색은 삶에 대한 열정과 반항정신이 깃든 낙관적인 색깔이다. 용맹하고 낙관적인 에너지를 표출하는 바바 마젠타의 진홍빛은 자연에서 채집한 진귀한 홍자색 염료인 코치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따뜻함과 시원함 사이의 밸런스를 이룬 미묘한 진홍색으로 용기를 북돋우는 힘찬 색이다. 비바 마젠타는 올해의 시대정신인 회복과 연결로 요약된다. 2021년에는 코로나 펜데믹으로 힘든시간을 보냈던 인류에게 변치않는 견고함을 보여주는 얼티밋 그레이(Ultimate Gray)와 희망을 나타내는 일루미네이팅(illuminating)으로 위로를 전했다. 2022년에는 컬러 역사 최초로 베리페리(Very Peri)라는 새로운 색을 발표해서 혁신과 변화의 메시지를 보냈다. 올해는 장기적인 펜데믹 상황과 침체된 경제로 불안해진 시대상황을 극복할 색으로 역동적인 비바 마젠타를 선정했다. 
팬톤은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균형을 이루는 비바 마젠타를 뉴노멀과 불확실한 시기와 어우러진 색으로 용기있고 두려움이 없으며 새로운 담론(narrative)을 만드는 패기있는 색채라고 선정 배경을 설명한다. 로리 프레스먼(Laurie Pressman) 팬톤 연구소 부회장은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만연한 불확실성에서 세계가 다시 회복하여 일어서려는 가운데 비바 마젠타는 안심, 신뢰, 연결을 나타낸다”고 말한다.
  색은 하나님이 가장 먼저 창조하신 질서이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창세기1:2~3). 가스라이팅, 고블린 모드, 영원한 위기(Permacrisis), 과이불개 등 온갖 부정적이고 우울한 단어들로 쌓인 담을 헐어야 한다. 세계는 전쟁과 전염병, 이상 기후로 인한 홍수와 가뭄, 지진 등 혼돈과 공허의 깊은 어둠에 잠겨 지쳐가고 있다. 빛이 필요하다. 비바 마젠타는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한다. 
예수그리스도가 이땅에 평화를 주시기 위해 왔지만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기 전에 입었던 붉은 옷이다. 그의 메시지는 사랑이었다. 하나님 나라의 회복과 평화였다. 비바 마젠타가 갖는 의미와 기대가 마케팅 색상으로서의 유혹이 아니라 전쟁으로, 코로나로 식어가는 우리의 심장을 되살려 뜨거운 열정으로 채우고 삶의 탄력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편, 새빨간 거짓말은 사실이 조금도 없는 완전한 거짓말이다. 새빨간 거짓말이 유통되지 않고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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