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석<안산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안산에는 문화예술의 전당이 있다. 2000년 11월에 착공해서 2004년 10월에 개관했다. 이 시설은서울 예술의 전당을 벤치마킹했다. 이렇게 규모가 큰 문화예술의 전당을 소유한 기초시는 지방자치시대의 큰 자랑거리중 하나였다.
지금도 이런 규모의 공연장을 소유한 기초단체는 몇곳 없다. 경기도에는 의정부하고 군포, 수원에 있는경기아트센터정도만 있다.
이런 공연장은 음악과 연극, 뮤지컬과 발레 등등 예술세계를 감상하는데 손색이 없어야 한다. 그럴려면 공연장 시설이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시설에서 요구되는 조건은 좋은 음향시설과 좌석의 배치및 편안함일 것이다.
음향은 메아리치거나 잔음이 없도록 흡음이 좋아야 하고 좌석은 손님들이 편안해야 했다. 무대를 가깝게 느끼고 사각지대가 없어야 한다.
그러나 그 당시 설계도에 이런 조건이 미흡한거로 분석되었다. 그런대도 동부건설이 한창 시공중에 있었다.  필자는 그때 안산시 비서관으로서 이런 상황을 파악해야 했다. 
논의하고 점검한 결과 해돋이와 달맞이 극장은 잔음과 흡음상태를 고려한 시공이 아니었으며 좌석은 촘촘하여 관람석 숫자만 많았다.
관객이 좌석에 앉으면 앞좌석에 무릅이 닿을 정도로 좁았다. 좌석 폭도 좁았다. 왕래가 쉽지 않을 정도로 비좁았다.
정말 이대로 공사가 끝나면 두고두고 시민분들이 몹시 불편할 지경이었다. 한번 만들어 놓으면 고칠수 없는 상태라는게 눈에 선했다. 설계를 바꿔야 했다. 시공 관리부서와 시공사에서 반대가 심했다. 이미 일부는 시공했고 마감 자재와 계단식 의자배치를 위한 기초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 송진섭 안산시장은 준공이 늦춰지더라도 설계 변경을 지시했다.
그래서 벽 마감재 설치 방식과 좌석폭과 간격이 변경되었다.
해돋이 극장 1600여석의 좌석은 1355석으로 줄어들었다. 달맞이 극장도 800 여석에서 686석으로 줄었다.
대신 앞뒤옆 간격이 조금 늘어나며 관객의 편의성이 높아졌다. 조금 더 안락하게 공연을 즐길 여건이 조성되었다.
한편 공연 음질의 생생하고 완벽한 구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대규모 공연장의 기준은 충족할 수 있었다.
지방자치의 초기에는 이런 일들이 많았다. 개발과 하드웨어 구축에 신경쓰느라 정작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뒷전이었다. 
문화예술의 전당을 건설하면서 공연장의 크기와 규모에만 신경썼던 것은 관성적이며 구태행정이다.
지금은 이런 요소들이 많이 개선 되었겠지만 민선 시장들이 치적쌓기에 몰두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
대표적으로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관련 경제유발효과 부풀리기 같은 현상이다. 카카오 데이터 센터 유치는 자랑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민선7기에서 고용효과 연2700명이상, 생산유발효과 8천억이상, 부가가치 효과 3천억이라고 과장 홍보했다. 설령 그런 효과를 낸다하더라도 안산시민이 혜택을 받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숫자는 어불성설인게 분명하다. 데이터센터는 고용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냥 묵인하는게 대표적으로 잘못된 관행이란 생각이다.
30년 가까이 진행되어 온 지방자치가 아직도 건물짓고 공사하는 것을 자랑하고 쓸만한 보도블럭 드러내는 전시행정 관행이 남아있다. 20년전 문화예술의 전당을 건립할 때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했던 사례와 같은 일들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
전시행정과 치적쌓기같은 구태스런 일들이 없기를 바란다. 민선8기 1년을 앞둔 시점에서 안산시청앞에 걸린 현수막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민선시장은 그런 현상을 개선해서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는게 제일의 과제일 것이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