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사교적이고 따뜻한 공간”“정서적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라는 커피 전문점의 가치를 발견한 하월드 슐츠(Howard Schultz)는 오늘의 스타벅스를 만들어 냈다. 스타벅스는 2021년기준 우리나라의 1,533개를 포함하여 전 세계에 32,938개의 매장을 갖고 있고 2020년에 순수익만 23조원(191억6천만달러)에 이르는 거대한 회사이다. 
스타벅스는 기술과 정량분석에 절대 의존한다. 그래서 가장 좋은 커피머신과 로스터, 커피 원두의 구매에서 제조, 판매에 이르기까지 빈틈없는 공급사슬, 그리고 잘 설계된 모바일 웹과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안정된 금융기술이 절대적이다. 스타벅스의 성장동력은 이런 물리적인 구조나 시스템보다 이 회사의 진실한 경영정신과 존재이유라고 한다. 그것은 단순하면서도 크고 깊은 문화적 통찰에 기반한다. 하워드 슐츠는 남유럽의 커피문화를 미국인들의 삶의 틀에 맞추는 법을 알았다. 
35년 전만헤도 미국에서 커피는 깡통커피를 의미했다. 슐츠는 스타벅스를 인수하기 전에 이탈리아의 유명한 커피점을 견학했다.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며 사교하는 이탈리아의 커피문화에 큰 감명을 받고 그 경험을 미국으로 가져왔다. 단지 커피를 마시는 공간에서 사교와 정서적 경험의 공간으로 미국인들의 커피문화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이다. 
스타벅스 경험(The Starbucks Experience)에서 그의 비전을 이루기 위한 다섯가지 원칙을 읽을 수 있다. 너만의 것으로 만들어라(Make It Your Own), 모든 것이 중요하다(Everything Matters). 놀라움과 환희(Surprise & Delight), 저항을 포용하라(Embrace Resistance), 발자취를 남겨라(Leave Your Mark)이다.
  비전은 조직이나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의 시선을 집중하는 초점(Focus)이다. 초점이 분명한 조직이나 공동체는 건강하다. 경영은 구성원들이 바라보는 시선을 집중시키는 일이다. 사전적으로 비전은 시야(perspective), 보이기(look), 시력(sight), 미래(future)는 물론 나아가서 비전은 통찰력(foresight), 식견(knowledge) 등의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비전은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여주는 것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비전은 희망, 꿈, 믿음을 포함한다. 성경에는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확신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고 했다(히브리서11:1). 비전도 그렇다. 비전은 확신하도록 보여주는 믿음의 그림이다. “기업이 원하는 변화의 리더”를 쓴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존 코터(John Kotter)교수는 “비전은 사람들이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암시적 또는 명시적 설명이 있는 미래의 그림을 의미한다”고 했다. 꿈은 머릿속에 그려지는 상상으로 우리의 바램(want)이나 욕구(need)의 환상이다.
 그러나 비전은 우리의 바람직한 꿈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개념도(Key map)이다. 비전에는 추구하는 핵심가치(Core value)를 기반으로 한다. 핵심가치는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다. 시간적, 공간적으로 비전을 실현하는 수단적 가치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목표(Target)를 설정한다. 때문에 조직이나 공동체의 비전은 공동의 문제와 관심사, 위치(좌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비전의 달성은 구성원들 모두가 공감해야 하고 절대적 참여와 지지, 시선 집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전은 조직이나 공동체의 변화된 바람직한 모습이다. 변화를 이끌어내기란 쉽지 않다. 근본적으로 인간은 변화를 싫어한다. 익숙한 것에 길들여지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관습과 개인의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보통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여러가지 주제를 건드리면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변화의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를 찾아서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티핑포인트란 어떤 사건이나 변화가 전체적인 상황을 깊이 바꾸는데 필요한 기점이다. 미세한 노력이나 개입으로 크고 중요한 변화의 과정이 시작될 수 있는 지점이다. 사회학자 말콤 글래드 웰의 책 “티핑포인트: 변화를 일으키는 작은 요인들”에서 그는 언제 어떤 식으로든 티핑포인트에 도달하면 미세한 변화가 폭팔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사회적, 정치적 변화는 그것들의 티핑포인트를 찾아내고 그것을 이용하여 천천리 쌓아온 노력들이 확연하게 두드러지는 변화를 이끌어 낸다. 우리 사회는 사회적, 정치적 개혁이 요청되고 있다. 정부마다 혁신과 변화를 외쳐왔지만 구태는 여전하다. 지지율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비전과 핵심가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과 지지를 위해 소통하고 설득해야 한다. 지금이 티핑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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