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1972년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N.로렌츠는 컴퓨터를 사용하여 기상현상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초기 조건의 소수점 4번째 자리 작은 수를 반올림했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작은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초기의 미세한 차이가 놀라눈 결과를 부른다는 의미가 브라질 아마존 정글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이론(Butterfly Effect Theory)이 되었다. 이 시대를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의 기술혁명시대라고 한다. 이를 리드하는 기술이 인공지능기술이다.

인공지능은 결국 반도체 기술이다. 반도체기술은 신경망과 같은 전자회로기술이다. 1970년대 반도체 회로의 폭은 0.001mm(1마이크로)수준이었다. 50년이 지난 현재 0.000001mm(1나노)의 회로를 만든다. 사람의 가장 가늘은 머리카락의 직경이 0.038mm(38마이크로)라고 한다. 머리카락의 38000분의 1인 반도체 회로는 사람의 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다.

이런 기술은 초소형기어나 손톱크기의 하드디스크 등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을 뛰어넘어 혈관을 지나면서 암을 퇴치하는 초소형 나노전자기계시스템(NEMS:Nano electro mechanical system)이 상용화된다.

전자기술은 보다 미세화되고 기능은 복잡해지고 통합화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현상을 측정하고 볼 수 있어야 관리가 가능하다. 제로제로 경영은 미세하고 작은 현상을 크게 보는 경영을 뜻한다. 구체적으로 예를 든다면 0.1mm라고 쓰지 않고 100um라고 쓰는 것이다. 같은 단위지만 0.1보다는 100이 훨씬 커 보이고 문제로 인식할 수 있다. 모든 문제의 발단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현상에서 시작된다. 인지의 문제이다.

우리나라 건설부문에서 굴지의 기업인 모그룹이 전자산업에 투자했었다.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사용하는 측정 단위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물의 틈새가 1mm의 정도는 불량이 아니다. 그러나 전자에서는 초대형 불량이다.

제로제로 경영은 기술에 국한되지 않는다. 경제, 정치등 모든 사회적 현상의 미세한 변화와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제로제로 경영은 빙산의 일각뿐만아니라 잠재된 문제까지 보는 것이다. 2008년에 세계적 인쇄편의점 킨코스(Kinko`s)의 창립자인 폴 오팔라(Orfalea,Paul)가 쓴 “기업가처럼 주식투자 하라”라는 책에서 겉으로 드러난 하나의 악재 뒤에 더 심각한 악재들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 는 가정을 바퀴벌레 이론(Cockroach Theory)이라고 불렀다.

집에서 한 마리의 바퀴벌레를 발견한다면 실제로 숨어 있는 바퀴벌레는 수 백배가 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기업을 평가할 때 나타나는 미세한 데이터 또는 변화는 실제로 숨겨진 기업의 큰 문제들의 단서가 될 수 있다. 이 용어는 사회적인 문제인 마약, 범죄, 부정부패 등의 현상을 가늠할때에도 사용되고 있다.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어느 국회의원은 5년 동안에 마약범죄가 다섯 배 밖에 안늘었는데 무슨 마약수사냐고 정부를 비난했다. 전 법무장관은 마약정치하지 말라고 한다. 마약은 전염병보다 무서운 것이다. 청나라는 마약(아편)으로 망했다.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이었다. 유앤(UN)의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연간 마약사범이 20명이하일 때 마약정청국으로 인정한다. 우리나라는 2015년 이미 이 기준을 뛰어넘어 2022년 기준 10만명당 32명 수준이다. 정부가 마약수사전담조직을 만들고 마약을 근절하기 위한 조처는 당연하다. 겉으로 드러난 수준보다 실제는 엄청난 마약범죄가 잠재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피자 한판 가격으로 마약을 살 수 있고 어린아이들 조차 마약범죄의 그물에서 안전하지 못하다.

한 종류의 마약으로 시작해서 더 강한 마약류의 늪에 빠지는 게이트웨이 약물효과이론(Gateway drug effect theory)이 의미하는 것처럼 마리화나처럼 약한 것에서 필로폰, 코카인 등으로 악화되는 현상을 보인다고 한다.

마약은 인간성을 파괴하고 사회를 병들게 한다. 마약의 생산과 유통, 소비의 공급사슬을 완전히 끊어내면서 마약중독자에 대한 치유프로그램이 완벽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야당의 당대표 선거 돈봉투사건으로 정국이 시끄럽다.

300만원정도는 교통비, 밥값정도로 관행이라는 어떤 의원의 말을 들으면서 어안이 벙벙하다. 민주주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는 엄청난 일이다. 제궤의혈(堤潰蟻穴)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개미구명으로 인해 큰 둑이 무너진다는 의미이다.

사소한 일이 큰 재앙을 일으킨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 막게 되는 것을 피하려면 작은 문제, 현상을 크게 보고 예방책과 대안을 강구하는 제로제로 경영이 모든 조직이나 기업에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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