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3년내에 도심속 수십만평의 녹지가 각종 개발논리에 밀려 무차별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은 모두에게 허탈감과 좌절감을 안겨준다. 잘 짜여진 전원도시로 녹지율 전국 최고수준이라는 그동안의 자부심이 무색해질 따름이다.
본지는 이미 지난해 '도시의 허파가 사라진다'는 제목의 기획보도(2003년 11월5일자)를 통해 도시팽창 논리에 밀려 도심속 녹지훼손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음을 지적한 바 있다. 공공시설이나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따른 불가피한 정책이라 하더라도 녹지훼손을 최소화하려는 시 당국의 노력을 주문했지만 정작 녹지를 지켜내려는 의지가 과연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녹지보전을 위한 안산시민대책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7년을 전후로 녹지를 없애고 대신 다른시설물을 짓겠다고 계획했거나 추진중인 대형사업만 20건에 달하고 이로인해 잠식당할 도심녹지가 무려 12만여평에 달한다고 한다.
게다가 중앙로변과 고잔새도시 광덕로변에 조성된 가로수와 잔디밭도 인근상가 활성화라는 명목하에 주차장으로 바꾸려는 사업이 추진중이다.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였던 대부도내 약 160여만평의 녹지를 개발가능지역으로 풀어준 도시계획조례개정안 역시 시 당국의 녹지정책에 어딘가 큰 허점이 있는게 아닌지 되묻게 한다.
이미 안산시민은 반월공단의 대기오염과 각종 공해로 큰 피해와 고통을 받고 있다. 악취관련 민원 전국 1위라는 불명예는 언제부터인가 안산시의 꼬리표가 되어버렸다.
사정이 이러한데 대기오염을 막는 환경적 대안으로 꼽히는 도심녹지마저 수십만평이 수년내 훼손되거나 잠식된다면 시민의 삶의 질은 현재보다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도심속 산림과 녹지가 그 도시의 삶의 환경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생명선'이란 사실은 재차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자연은 오늘을 사는 우리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후대 삶을 펼쳐갈 공간이기에 오히려 현 세대는 이를 잘 보전하고 가꾸어야 할 의무가 있다. 주차장을 만들고 학교를 세우고 집을 짓는것도 필요하지만 삶의 생명선을 지키는 것은 더더욱 중요하기에 이제라도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녹지정책을 세우라고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시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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