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평생 소원은 청소년과 노인을 위한 쉼터를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평생을 농촌계몽운동에 헌신하신 최용신 선생의 뜻이기도 하구요...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여주인공 채영신의 실제 인물로 일제시대 농촌계몽운동가인 최용신(1909~1935) 선생의 팔순 제자가 최 선생의 뜻을 기리는데 써달라며 재산을 팔아 마련한 거액을 쾌척해 감동을 주고 있다.



홍석필(81.본오동)씨는 점포를 팔아 마련한 1억5천만원을 7일 송진섭 안산시장에게 전달했다. 과거 최 선생이 운영했던 강습소를 복원해 청소년 공부방이나 노인사랑방을 만들고 싶었던 그의 평생 소원이 뒤늦게나마 이뤄졌음 하는 소망에서다.



홍씨는 1932년 최 선생이 현 안산시 본오동 샘골마을로 내려와 만든 강습소에서 4년여동안 공부한 강습소 2회 졸업생. 당시 최 선생과 인연을 맺은 2년여의 세월을 7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잊을 수 없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우리나라 역사와 글을 배웠어요. 일제 식민지시대였기에 더더욱 '우리 것'을 잃어버려선 안된다는 게 선생님의 가르침이었죠



홍씨는 오지마을에 찾아와 강습소를 짓고 사람들을 가르치는 모습은 23살 처녀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언제나 강인했다며 최 선생을 회고했다.



홍씨는 강습소를 졸업한 뒤 20여리 떨어진 안산초등학교로 편입했으며 그후 정미소를 비롯 크고 작은 사업을 벌이며 '스승의 뜻에 따라' 이상적인 농촌을 위한 농민학교를 짓기위해 힘을 써왔다. 하지만 마을이 각종 개발로 거대한 도시로 변하면서 꿈을 이루기 어렵게되자 재산을 팔아 거액을 사회에 기부했다.



최 선생의 묘소가 있는 본오동 상록수공원을 요즘도 거의 매일 찾는다는 홍씨는 이 기부금이 청소년과 노인들이 공부하며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데 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산시는 홍씨의 기부금을 최용신 기념관이나 도서관 건립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최 선생은 1931년 10월부터 사망 직전까지 안산시 샘골마을(현 본오동)에서 농촌계몽운동을 폈으며 정부는 1995년 최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하고 독립유공자로 지정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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