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권이란 말 그대로 집중된 권력과 재원을 나누는 것이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집중되어 있는 권력과 재원을 지방으로 형평성있게 배분하고 이양해야
한다.
지방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지방으로 돌아온 이 권력과 재원을 다시 지역주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지방분권이라 말할 수 있다. 진정한 지방분권은 중앙이나 정치행정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바로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주민들이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진정한 지방분권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주민이 행정기관이나 정책결정 과정에 주체적인 의식을 갖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지방정부가 지역주민들에게 주민참여의 통로를 항상 열어뒀을 때 가능한 일이다.
안산시의 모습을 보자. 시 정책결정 과정에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자문받
겠다며 70여개가 넘는 시 위원회를 만들어 운영중이지만 구성인원만 보면 '다양성'이 실현되고 있는지 의문을 지우기 어렵다. 거의 모든 위원회가 10명 중 3명은 공무원으로 채워져 있는 상황에서 관련 전문가나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의 밀도깊은 의견이 제시되기 만무하다. 굳이 성별을 나눠 생각하는 건 아니겠으나 여성위원은 전체 위원의 15%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 역시 다양성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공직내부는 어떠한가. 시 재원을 짜고 집행하는 공무원들은 너나없이 '시장의 생각'에 맞춰 예산을 짜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입을 모은다. 중요한 판단기준에서 시민들이 바라는게 뭔지 중장기적인 우선 정책순위가 뭔지는 여전히 뒤로 밀려있다.
행정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주민참여야 말로 지방정부가 정책을 기획하고 수행하는데 있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통로이다.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수록 계획 및 정책사업에 대한 주민의 동의와 정책적인 성과에 대한 이해 역시 커지기 때문에 정책순응의 효과도 크다.
지방분권이 올곧게 자리잡기 위해선 지방행정가나 공무원이 자신이 쥔 권력과 재원을 지역주민에 돌려줘야 한다. 지방행정에 있어 주민참여야 말로 행정의 민주화뿐만 아니라 행정의 능률화와 목표달성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열쇠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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