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반찬으로 건빵을 내놓은 이른바 '부실도시락'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정부는 부랴부랴 진상조사에 나서고 급식비 인상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법석이다. 하지만 여전히 도시락 원가가 얼마라느니 예산이 부족하다느니 예고된 사건이라느니 말들이 많다. 정작 '부실'의 근본원인은 그 옛날 어머니가 차려주던 밥상에 가득했던 '사랑'이 빠졌기에 발생한 것인데도 그저 '돈타령'만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부실도시락의 이면에 드리운 '아동인권'에 대해선 이렇다할 말이 없다.



이번 파문은 행정편의주의가 빚은 서글픈 현실이라는 지적도 많다. 예산타령에 앞서 빈곤아동들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쏟았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건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빈곤아동들에게 그저 한 끼 밥만 해결해주면 된다는 생각이야말로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에 다름아니다. 우리사회가 빈곤아동들에게 무관심했고 무책임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이런 가운데 안산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결식아동에 대한 하루 급식비를 기존 2천500원에서 4천원으로 대폭 인상해 '질좋은 점심'을 제공하고 나선 것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 정부당국의 인상방침과는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추가예산을 확보해 이를 시행하고 있다는게 시의 설명이다. 특히 단순히 먹거리의 질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급식지원 방식 자체를 '맞춤형'으로 바꾸겠다니 기대가 크다. 결식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급식방법을 도시락 배달과 상품권 지급 주.부식 지원 등 다양하게 도입한 뒤 대상자들이 원하는 쪽으로 급식지원을 하기위해 설문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시 자체조사 결과 안산시 관내에서 결식아동이 1천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이 소외받지 않고 미래의 주인공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선 우리모두의 책임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더는 '굶는 아이 밥 한끼 주는게 구제하는 것이다'는 행정편의주의가 재현되지 않아야 한다. 우리사회가 건강해 지는 길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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