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여간 갖춰야할게 많지 않다는 깨달음과 고민이 교차하는 구절입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고 나아가 존경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이처럼 까다롭고 어려운 수양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의 과정을 통과하는 차원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 자신의 인품과 성품을 마치 정원의 화초 가꾸듯이 가지치기도 해주고 비료도 주는 식으로 관리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매일매일 정성을 쏟아 솎아내고 뽑아내도 잠깐 한 눈 파는 사이에 뚫고 나오는 것이 바로 잡초라는 것 입니다.
인격을 완성하는데 있어서 잡초는 바로 공자께서 지적하신 예의범절을 갖추지 못한 오만함과 경솔함입니다. 천하에 둘도 없이 잘나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해도 남에게 베풀 줄 모르고 겸손하지 못하면 사회생활에서는 물론이고 개인적인 인간관계에서도 소외당하기 마련입니다. 또 아무리 맑은 지혜와 후덕한 인덕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순간순간의 행동이 진지하지 못하고 경솔한 사람이라면 마음을 털어놓고 인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벗이나 동료에서 또는 이웃에서 제외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잘나지도 않았고 그다지 지혜롭거나 현명하지 못한 사람일지라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인간적인 「예절」만 갖추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바른 예절은 사회생활을 하던 인간관계를 맺든 그 관계나 상황을 부드럽고 활기 있게 해주는 윤활유와 같습니다. 윤활유라도 같은 예절이 칠해져 있어야 할 부분에 칠해져 있지 못한다면 브레이크가 자주 걸릴 수밖에 없고 사람 사이의 관계 또한 기억에 남는 소중한 인연으로 남기보다는 치가 떨리는 악연이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어른을 공경하고 형제간에 우애 있고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도 인격적인 예의를 다해 대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하지 않는 인류의 미덕입니다. 하지만 요사이 우리 사회에는 이런 향기 좋은 미덕보다는「내가먼저」라는 이기주의와 남에게 피해를 주지도 또 받지도 않겠다는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습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세대가 놓치고 있는 한 가지 커다란 시대적 착오는 이들 모두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고 나도 피해 받지 않겠다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새로운 시대의 매너 예의로 착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절대로 방관해 둘 성질의 착각이 아닙니다. 가정은 물론이고 학교와 직장에서 가족들끼리 친구들끼리 또 동료들끼리 서로 돕고 서로 간섭하고 또 어느 선 까지는 서로 참견하는 그런 재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예의범절을 찾아 낼 수가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면 그 속의 정신도 함께 변하기 마련입니다.
남녀 칠세 부동석이라는 옛날의 예절이 오늘날에는 케케묵은 구습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처럼 예의범절이라는 것도 시대에 따라서 또 구속에서 담겨진 문화와 정신에 따라서 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어느 시대의 예절이건 간에 공통된 것은 진실과 겸손 정직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한 솔직담백입니다. 감정을 꾸미는 화려한 겉치레를 포장이라고 한다면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과 감정을 마치 수돗물을 정수하듯 한 번 더 걸러 내고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배려하는 것에 예절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달 수 있을 것입니다. 한 겹씩 둘러싼 포장은 언제 어디서 풀어지고 찢겨져 나갈지 모르지만 한번 두 번 걸러낸 솔직담백한 예절은 몇 년 뒤에도 은근한 향기를 뿜는 우리 시대의 가장 근사한 향수가 될 것입니다.
<박규채 논설위원 webmaster@an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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