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양쪽이 서로 대립하며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라는 것이다.
사실 70만 안산시민은 지난 5년여 동안 대단위 호수공원이 도심 한복판에 들어선다는 설레임에 큰 기대를 가슴에 품어왔다. 인근 고양시가 일산에 들어선 아름다운 호수공원의 이미지에 힘입어 지방자치단체의 브랜드 가치가 덩달아 급상승했다는 점에서 악취와 시화호 등 환경문제로 인해 오염의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안산의 이미지가 녹색 친환경적 도시로 새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같은 기대는 다시 접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미 지난해 5월로 예정했던 호수공원 개장일정이 벌써 1년여가 흐르도록 이렇다할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안산시와 수자원공사 모두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본다.
특히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시설물 보완을 적절하게 요구하고 이를 시행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사전에 치밀한 인수계획을 세워 개장절차를 밟아왔는지에는 의문이 많다. 개장이 임박한 올해 들어서야 유지관리비 15억원과 시설보완비용 55억원 등 모두 70억원의 예산이 더 필요하다며 이의 이행을 명시하는 협약체결을 놓고 안산시와 수자원공사가 서로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시민을 먼저 생각하는 열린행정과는 분명 거리가 멀어 보인다.
추가예산 부담 문제가 시민 모두가 열망해온 호수공원 개장과 직결된 것이었다면 응당 충분한 시간을 두고 협의과정을 거쳐 매듭지은 뒤 당초 약속했던대로 5월에는 시민들에게 호수공원을 돌려주도록 노력했어야 옳았다.
안산시는 최근 도심 녹지율이 63%로 전국 최고수준이라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호수공원과 맞물린 늑장행정을 보면 녹색도시 열린행정을 추구하고 있다는 말이 부끄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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