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매입 논란이 매듭지어졌다고는 하나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까지 다 해소된건 아니다. 우선 1천450억원이나 되는 땅값을 지불하자면 상대적으로 시 살림이 예년에 없이 위축될것이 분명하다. 시는 시 예산규모나 중장기사업계획을 봤을때 큰 재정적 부담은 아니라는 설명이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향후 수년간 긴축재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사동 89블럭을 포함해 이미 사들인 업무용지 매입비로 시가 지출해야할 예산만 보면 당장 2007년에 370억원을 납부해야 하고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2~300억원 안팎 쏟아부어야 한다. 시 일년치 예산규모가 일반회계 기준으로 5천여억원인 것을 감안할 때 전체 예산의 7~8%를 순전히 땅값으로만 지출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현안문제나 사업들이 위축되거나 파행을 겪지는 않을까 염려스럽다. 당장 지난해 도시정비기금으로 년 100억원씩 5년간 500억원을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올해까지 확보한 기금은 고작 50억원에 불과할만큼 차질을 빚고있다.
여기에 주택가 주차장 조성이나 악취문제 해결과 같은 굵직한 현안들도 적지않은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혹여 재정압박에 따라 차질을 빚지는 않을는지 걱정을 지울 수 없다.
89블럭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도 해묵은 숙제다. 송진섭 시장은 줄곧 이 부지 일대에 해양레저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지난해 경정장 건설문제가 타당성 논란 등의 이유로 사실상 백지화된 상황에서 해양레저단지 조성계획이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시민에게 혜택을 주기위해 결정한 사업이더라도 예상치 못한 위험요인은 없는지 매번 점검해야 하는 것은 안산시와 안산시의회 모두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이미 결정된 사업이라면 주도면밀하게 추진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진행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할 개연성이 없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보는것도 빠뜨려서는 안될 일이다.
이미 89블럭을 매입하는 것이 결정된 이상 어떤 용도로 효율적으로 이용할지 시 재정은 어떻게 차질없이 운용해나갈지 전문가적인 관점에서 검토하고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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