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정 아나운서를 실제로 보니 참 외소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TV에서 많이 봤던 연예인을 실제로 봤을 때는 TV를 통해서 볼 때 보다 외모가 좀 덜 하다는 얘기를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았다. 당연한 이치겠지만! 아무튼 SBS 방송국에서 촬영을 나와 황현정 아나운서와 인터뷰를 했고 우리 복지관이 진행하고 있는 ‘장애아동 양육 경감을 위한 Co-Family'프로그램도 촬영 했다.
방영은 26일 일요일 밤 11시55분에 했는데 너무 늦은 시간이라 복지관에 출근해서 인터넷을 통해서 보았다. 그날 방송됐던 사례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다솜이라는 아이와 다솜이에게 부모의 사랑을 빼앗겨 점점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오빠 수남이, 그리고 다솜이에게만 온통 사랑을 퍼주는 아버지와, 도움이 필요한 다솜이와 사랑을 갈구하는 수남이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어머니,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왠지 이번 방송은 희귀병을 앓고 있는 다솜이보다 점점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오빠 수남이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방송에서 수남이는 비장애아동인데 부모에 대한 사랑결핍으로 인하여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었으며 그 상태가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는데 아버지는 막연히 수남이는 괜찮을 거라고 믿는다. 성인 같은 경우도 가족에게, 또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게 마련인데 아홉 살백이 수남이가 어찌 괜찮을 수 있을까? 자신한테는 관심도 한번 안주고 항상 다솜이만 챙긴다고 투정부리던 수남이가 이젠 ‘동생은 아프니까...’라는 엄마의 소리에 반항까지 하며 똑바로 앉을 수 없는 동생을 위해 준비된 특별의자를 빼앗아 앉고는 내주지 않는모습을 보인다. 수남이는 솔직히 동생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그러나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동생이 밉고, 그런 동생을 미워하면 안된다는 생각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러다가 급기야 신체화 현상까지 생긴 수남이는 그 또래의 다른 아이들보다 몸이 현저히 작은 편이고 근력도 약하다고 한다. 또 가끔 가슴이 답답하다고 통증을 호소한다. 결국 방송사의 도움으로 치료사를 만나 마음을 열게 되는 수남이는 자신을 알아주는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라는 치료사의 말 한마디에 주루룩 눈물을 쏟는다. 수남이는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던 것일까?
우리 복지관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모델 삼아 태안에 살고 있는 수남이 가족도 Co-Family를 만나게 되어 동생이 위탁가족과 함께하는 날 수남이는 아버지와 함께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처음으로 부자간의 정감 있는 대화를 나눈다. 또 수남이 아버지는 아내와도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우리 복지관의 도움으로 수남이 가족은 장애아동이 있는 다른 가정을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 공감하고 지지하며 힘을 얻는다. 특히 장애아동의 형제가 되는 아이의 얘기를 들으면서 수남이 아버지는 그동안 수남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다른 가족과의 만남 후 수남이 아버지는 수남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둘은 대화를 나누며 손을 잡고 들녘을 걷는다.
우리 복지관의 Co-Family 프로그램이 이 방송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스럽고, 전국에서 우리 복지관이 이 부분에 대한 시도를 처음으로 한 것에 대해 보람을 느낀다. 그러나 사실 나는 그 공을 우리 안산시민에게 돌리고 싶다. 개인이 아닌 가족 단위에서 이웃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그 어려움을 함께 나누려 따뜻한 손을 내미는 안산시민의 그 숭고한 자원봉사 정신! 우리 복지관의 슈퍼바이저인 박은미 교수도 이렇게 많은 Co-Family가 참여한 것에 대해 감동스럽게 생각하면서 안산시의 자원봉사 수준이 상당히 높다고 칭찬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계는 가족입니다.’라고 써있던 현수막이 생각난다. 세상에 ‘가족’이라는 말보다 더 따뜻하고 의지가 되는 말이 있을까? 내가 못났던 잘났던 항상 내 편인 가족. 그것은 내가 세상을 살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이제 아름다운 관계를 되찾게 된 수남이 가족에게 박수를 보내며, 우리 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장애가정과 비장애가정의 아름다운 관계가 점점 각박해져가는 이 세상에 무지개 빛을 뿌려내어 세상을 환하고 아름답게 비춰주기를 기대해본다.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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