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탐방을 위해 화정동에 있는 고송정을 갔다 오다가 선녀가 목욕했다는 꽃우물(한자어로 화정)을 가서 보게 되었고 이 지역명이 여기서 유래되었음을 알았다. 그런데 바로 건너편에 폐교가 된 구 화정 초등학교 건물이 눈에 들어왔으며 옛날 시골학교를 보는 듯한 느낌이 나이가 먹어가는 내 가슴에 어릴때의 추억을 되살려내는 야릇한 전율을 느꼈다. 저 폐교를 잘 이용하면 좋겠다는 그냥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돌아왔다.

후에 Y에서 주관하는 수업 중에 염색에 대한 교육이 있었는데 이 폐교 초등학교가 현장 실습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몇 번 학교를 가게 되었다. 이학교는 안산 교육청에서 경기 문화재단에 대여를 해주고 있었다. 그후 구 화정초등학교를 안산시가 전통 문화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문화의 도시에 걸맞는 구상이라고 주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곤 했다. 그런데 시행 바로 전에 전통 문화 체험장이 용도가 바뀌어 영어마을 켐프로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대부도 영어 마을 캠프장이 있는데 이곳까지 사용하기 위해 용도를 변경하는 것은 우리 전통 문화를 가볍게 보고 현실과 인기 위주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지는 아닌지 의구심이 나기도 했다. 안산은 문화의 도시요, 전통을 이어온 문화유적지와 인물이 많은 지역인데 겉치레만 요란하고 실질적으로 저변확대를 위한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잊고 있지는 않은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진정한 문화 도시로 정착하면서 안산인으로서의 긍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본다.

안산시민의 거의 대부분은 외지에서 유입된 사람들이기에 자기 고장의 애착심이 거의 없다고 본다. 그러나 정착하는 사람들의 2세들은 고향이 안산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구 화정초등학교에 관한 시의 이용계획이 아직 집행이 안된 상태라면 한번쯤 재고를 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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