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일 넘게 이에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안산시가 지난 20일 뒤늦게 기자회견을 열어 “기대와 격려를 저버린 것에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입장을 냈다. 실무적인 경험과 준비과정에 있어 치밀하지 못했다는 자기반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진정한 반성은 ‘말’이 아닌 ‘행동’이어야 한다. 시민들에 대한 죄송스러움 역시 ‘사과문’이 아닌 ‘행정변화’로 이어질 때 범시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
챔프카대회 무산과 관련해 시의 태도는 여전히 방관자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기자회견장에서 사과의 말을 남겼지만 이를 진정한 자기반성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않다. 대회 주관사인 TRK의 정상화 방안을 내내 앞세워 강조한 것은 “(시의 책임은 일부분일뿐) TRK의 잘못으로 대회가 어긋났다”는 우회적 표현에 다름아니다. 대회 개최확정 발표부터 취소결정때까지 사업자의 제안을 수용한 것이어서 시의 책임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여온 것도 이같은 자세와 맥을 같이한다.
지난해 챔프카대회 개최를 확정하고 1년여 넘게 전 행정력을 쏟아부으며 이를 추진해 오다 결과적으로 무산된 것에 대한 일련의 과정이나 이의 행정적 책임은 무엇인지에 대해선 이렇다할 ‘말’조차 없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대대적인 홍보와 시민설득에 나섰던 모습과는 너무 달라 씁쓸하다.
이런 상황에서 안산시의회가 챔프카대회가 무산된 것과 관련해 행정사무감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결정한 것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이를 정략적으로 따지지 않고 그릇된 행정을 견제하는 의회 본연의 책임에 충실한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시의회가 챔프카대회가 무산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세밀히 살피기 위해 이의 조사권을 발동한만큼 추진과정에서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 면밀하고도 세세하게 밝혀주기를 기대한다.
단순히 한마디 말로 사과하거나 비판하기에 앞서 이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가는 것이 진정 책임있는 행정 책임있는 의회의 모습이다.
더는 독단적 결정과 판단으로 인해 시민들의 비판을 받는 행정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시의회는 시민의 대의기구로서 행정의 잘잘못을 명쾌하게 밝혀 이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안마련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 시민들은 행정과 의정에 있어 책임있는 행동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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