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을 두고 법조계와 사회에서는 반응이 두 가지로 갈리었다. 그 중 하나는 “옳은 말을 했다” 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재판은 법과 양심에 따라 판사가 소신을 가지고 하는 것인데 앞으로 재판을 하는데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는 평이다
살펴 보건데. 이제 까지 「법과 양심에 따라」판결한 재판결과를 믿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소위「전관예우」니「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라는 말이 상식처럼 통해 온 것 이 사실이다. 이 때 마다 국민들은 허탈감을 느꼈고. 법을 믿지 않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벌을 받는 사람들이 자기의 잘못을 반성하기보다 는 재수가 없어서. 혹은 돈과 배경이 없어서 걸려들어 나만 고생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들이 적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일부 법관 들이 힘 있는 사람의 편에 서서 그들의 손을 들어 주는 것이 「양심과 소신」인줄 착각하고 저질러온 행위에 의해 사법부 전체가 국민들로 부터 불신을 받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 이 이용훈 대법원장 의 판단인 것 같다.
그러기에 그는 신임 법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서 “재판은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지 판사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 대다수가 납득 할 수 있는 판단이어야 한다” 고 당부했고. “법관은 독선에 빠져서 는 안되고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균형 잡힌 판단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며 “법관에게 재판권 을 수여한 주체가 국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고 말했다.
법을 지키려는 대법원의 자세와 맥을 같이 하기때문 인지는 알 수 없으나「음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 된 사람」도 형편이 딱하면 면허를 회복해 주던 하급심의 판결 경향에 대법원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고 한다.
사고로 오른손 손가락이 절단된 3급 장애인 K모씨는 친구와 소주 1병을 나눠 마신 뒤 혈중 알코올 농도 0.146% 상태로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돼. 화물차(1종 대형)와 승용차(1·2종 보통)운전면허를 비롯. 오토바이 면허까지 모두 취소 됐다. 노부모와 정신지체 장애인인 딸등. 자녀2명을 부양해야 하는 K씨는 운전을 하지 않으면 생계가 위험한 형편이다.
K씨는 음주 운전 초범이고. 면허가 취소되면 생계가 어럽다 며 충남 지방경찰청을 상대로 면허를 회복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 2심 법원은 모두 “면허 취소 는 가혹하다”고 판결했다 “면허취소로 달성하려는 공익상 필요보다 K씨가 입을 불이익이 크기 때문에 면허를 회복해 주어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2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자동차가 대중교통 수단이고 운전면허가 대량으로 발급되는 상황에서 음주운전으로 일어나는 교통사고의 참혹한 결과를 볼 때.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방치할 경우 공익상 필요는 더욱 강조 돼야한다”며 면허 취소로 K씨가 입을 불이익 보다. 공익상 필요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 판결을 보고 법을 지키려는 대법원 의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법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법부나 대법원의 의지 만 으로는 안된다. 정치권의 각성과 철저한 자기반성. 그리고 법을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새로 태어나야 만 한다.
역대 대통령 들은 선거 때마다 표를 얻어 보려는 욕심에서 대통령에게 부여된 사면권을 무분별 하게 남발해서 교통법규 위반자를 수 백 만 명씩 사면해 주었다.
이로 인해 돌아온 결과는. 국민들에게서 법을 지켜야 겠다는 의식이 없어져 버렸고 법을 지키는 사람은 바보 취급을 당하는 듯한 허탈감에 빠져 버렸다. 법질서는 무너져 버렸고 교통사고는 증가했다. 교통법규의 위반이나 사고를 내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했다.
네거리의 교통 신호등을 무시하고 차량들이 제멋대로 질주하는 사회. 교통신호등의 빨강 불. 파란불을 조작하는 사람 편의에 의해서 마음대로 원칙 없이 조작하는 사회를 한번 상상해보자. 과연 어떤 결과가 오겠는가?
법이 바로서야 사회가 바로서는 것이다.
<논설위원>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