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5.31 지방선거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같은 선거개혁 분위기가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떨치기 어렵다.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그렇고 최근 일부 공무원의 선거운동 시비까지 양태가 심상치 않다.
특히 꼬리를 물고 진행되는 이런저런 대규모 행사를 두고 ‘신 관권선거’논란이 뜨겁다. 예년보다 2~3달 앞당겨 동대항 어머니배구대회를 개최하더니 이번엔 호수공원 개장식에 맞춰 ‘시민 동원령’까지 내려진 것으로 알려져 ‘이제는 관권선거가 안통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무색케 하고 있다.
지난 2년여 동안 개장이 지연돼 많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온 것을 감안하면 늦게나마 호수공원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게 된 것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고 안산시민 모두가 함께 나눌 축제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대규모 개장식 행사를 준비하면서 ‘자리를 채워줄’ 시민들을 대거 동원하라는 지시를 내린게 사실이라면 이는 지방선거를 의식해 현직 시장이 행정력을 동원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호수공원 개장을 늦춰온 행정당국이 그 책임에 대한 반성은 뒤로한채 오로지 대규모 개장행사에만 매달려 반강제적으로 인원을 동원하는데만 열을 올리는 모습으로는 공명선거 의지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시 행정당국의 수장인 시장으로서는 직무와 연관돼 정상적인 일정에서 배구대회를 개최했고 호수공원 개장식 또한 시민참여형 축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관권선거’ 운운에 항변할지 모르지만 정작 이를 그대로 믿고 신뢰하는 시민이 있을지 곰곰이 되짚어보길 바란다.
금품과 관권 줄세우기가 횡행하는 시대로 돌아가서는 결코 안된다. 관권선거가 재현된다면 우리 안의 갈등은 계속 남아있게 마련이고 안산시민 모두가 갈망하는 행정.정치개혁은 결코 달성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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