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시.도의원 공천결과만 놓고 보면 경력과 능력보다는 특정인에 줄을 댄 인사가 발탁되거나 이른바 영향력 있는 정치인간의 '나눠먹기식 공천'이라는 격한 비판도 들린다.
유급제 시행에 맞춰 전문성을 갖춘 지방의원 선출을 기대했지만 이 역시 박탈감만 남겼다. 여성후보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점도 유권자를 실망시키는 대목이다.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참신하고 능력있는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다. 그럼에도 정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투표를 하도록 정치권이 유권자에게 여전히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염려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정당선거가 아닌 정책선거 실현을 선언하고 나서 관심이다. 안산지역 2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결성한 '안산유권자운동본부'는 후보자가 내놓은 공약과 정책이 얼마나 실현가능하고 구체적인지를 검증해 그 결과를 유권자에게 공표하겠다고 선언했다. 선거때에 맞춰 말로만 늘어놓는 공약(空約)이 아니라 주요 정책에 한해 재직기간 중 구체적인 달성목표치를 제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완전한 지방분권형 자치제도는 여전히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정치개혁을 도외시하는 정치권의 책임도 있지만 이같은 구태에 눈감고 정당별 이해관계만 쫓아 투표를 했던 유권자의 책임이 더욱 크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제도라 할지라도 이를 지탱하고 지지할 유권자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제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없다. 각 후보자가 발표한 공약이 얼마만큼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것인지 꼼꼼하게 따져 바른 후보를 선택하는 유권자의 열린 선거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정치권이 등을 돌리고 있는 새로운 정치문화와 선거개혁에의 열망 이젠 유권자의 손과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