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지난 선거행태를 보면 후보자는 학연이나 지연, 혈연과 같은 구태적인 관계를 강요하고 유권자는 이에 덩달아 정책이나 공약엔 상대적으로 무관심을 보여온게 사실이다. 그 결과 지방자치 10년이 넘어선 오늘까지도 지방자치가 올곧게 뿌리내리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때문에 이번에 후보자들이 유권자 앞에서 엄숙히 맹세한 공명.정책선거 약속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조직이나 인맥 등을 동원하기 보다 지역현실에 맞는 참된 정책을 놓고 후보간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여전히 선거가 임박할수록 정책적 경쟁보다는 정치적 대립, 혹은 지지정당에 따라 표심이 흔들리고 내몰리지 않을까 우려를 지우기 힘들다.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정치적 이념보다, 정당 선호도보다, 준비되고 능력있는 지역일꾼이 누구인지를 따져 이에맞는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이다.
섣부른 예측일 수 있겠지만 벌써부터 이번 지방선거가 정당간 대결구도로 흐를 것이라는 분석이 들썩이고 있다. 정당간, 후보간 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경쟁이 아니라 다분히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후보를 찍는 비민주적, 비합리적 선거행태가 재연될 개연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우려이기도 하다.
송진섭 시장의 불출마 결심을 두고 정당들이 이해득실부터 따지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송 시장의 불출마가 지지 정당에, 지지 후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만 온통 관심이 쏠려있을 뿐 유권자에게 어떤 참 정책을 가지고 다가갈지에는 그다지 마음을 두지 않고 있는 듯 하다. 이는 분명 정책선거에 대한 서약이 거짓이었음에 다름 아니다.
유권자 역시 마찬가지다. 지방자치가 제 자리를 찾고 지역이 올바른 길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면 조직이나 인맥 등에 얽매이지 않고, 정당 보다는 참 정책을 먼저 따져 일꾼을 뽑는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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