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대 부시장

지난 한 해 동안 우리시 관내에서 사망한 2천500여명 가운데 72% 가량이 화장을 선택했다. 그러나 애처롭게도 안산에는 화장을 할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수원이나, 인천 심지어는 목포까지 '원정 화장'을 하는 서러움을 감수해야만 했다. 원정 화장의 불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경제적 부담의 증가다. 수원에 있는 화장장 시설을 이용할 경우 수원시민이면 10만원 안팎이면 가능하지만 안산시민은 1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그것도 화장이 밀릴 경우 1~2일 기다리는 것은 예사여서 4일장, 5일장을 치러야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화장시설을 찾아 다른 시․군을 기웃거려야 하는 시민들의 심리적 고통과 육체적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모두 안산시내에는 화장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화장시설이 혐오시설 이라는 이유로 ꡐ내 동네에는 안된다ꡑ는 님비현상(Nimby)에 기인한다. 시는 수차례에 걸쳐 적절한 부지를 물색하고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백방의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진척을 보지 못하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경기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화장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은 수원과 성남뿐이며 안산을 비롯한 다른 곳은 한 곳도 없다. 민선 5기 출범과 함께 화장시설 설치문제가 지역의 최대 민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2008년 5월 개정된 ꡐ장사법ꡑ에 따라 ꡐ1개 시․군 1개 화장장ꡑ을 의무적으로 건립하도록 하고 있어 우리시도 자체 화장 시설을 갖추기 위해 행․재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철민 안산시장도 당선자 시절부터 주민 숙원사업인 추모공원 조성사업을 최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김 시장은 캐논코리아 투자유치 협약 체결을 위해 지난달 22일 일본을 방문한 기회에 시간을 내 치바현 화장장 등 일본의 선진시설을 갖춘 화장장을 방문해 입지여건과 운영상황을 살펴보고 돌아와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시는 안산 추모공원 건립 추진위윈회를 구성하고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관계 공무원, 시의원, 시민단체, 언론인, 주민대표 등 각계 대표 23명으로 구성했다. 그 첫 회의를 지난달 26일 개최하고 추모공원 건립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 위원들은 시 전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추모공원 건립 후보지에 대한 검토사항을 보고받고 추진계획을 논의했으며 건립 후보지를 방문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 냈다.

시는 꾸준히 추모공원 조성을 위한 홍보와 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후보지 선정에 대한 주민의견을 수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우선적으로 민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부지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 하다고 보고 시 전반에 걸쳐 부지를 물색 중에 있다. 또 인근지역 주민에게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주민들이 추모공원 설립을 꺼려하는 것은 혹시나 있지 않을까 하는 분진과 냄새 등 환경 분안요소와 혐오시설에 대한 선입관이다. 우리나라의 소각시설의 건설 및 운영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킬 수 있는 상당한 수준에 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시는 많은 행․재정적 인센티브를 내걸고 지난 2007년부터 추모공원 입지를 공모하기도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결정하겠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 추모공원 입지에 동의하는 주민들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제공될 것이며 친환경 화장시설이 들어서는 그곳에는 축구장, 배드민턴장 등 주민들이 마음껏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체육공원이 조성돼 명소로 발돋움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승대 안산시부시장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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