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규채 논설위원

2010년 추석은 공주에 사는 둘째딸 집에서 잘 보내고 다음날 오전에 별 어려움 없이 무사히 안산 집에 도착했습니다. 가족과 TV 앞에 앉아 세상의 추석 명절을 보고 있자니 잘 살고 행복이 넘치는 가정, 한 끼를 어렵게 때우는가하면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도우며 행복을 맛보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나는 그 옛날 60~70년대 너나 할 것 없이 어렵게 살던 시절과는 달리 IMF 관리체제 이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 바로 ‘신빈곤시대’나 ‘신빈곤층’이라는 말입니다. 1997년 11월 그해, 우리 사회의 화두는 외환위기에 따른 경제위기였습니다. 너도 나도 언제 퇴출될지 몰라서 직장은 불안했고, 금융권이 불안해서 은행에 돈을 맡긴 사람도 불안했습니다.

응급처방이 이뤄지긴 했습니다만, 한국은 IMF란 터널에 깊이 갇혔습니다. 그 후, 우리는 금모으기 운동이다 달러 모으기다…해서, 전 국민이 그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쳤습니다. 코흘리개 어린 아이들까지 함께 참여를 했습니다. 구두쇠인 저까지 아내의 패물을 들고나가 그 운동에 동참할 정도였습니다.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전 국민이 동참한 결실이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후 2년 반이 지났었죠.

새천년 우리의 화두는 뜻밖에도 ‘빈곤’이 돼 버렸습니다.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간의 소득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었습니다. 빈곤율이 치솟았다고 합디다. 희망이 생기는듯 하더니 절망이, 절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빈곤시대의 정체입니다. 이 엄청난 강을 어떻게 건너야 할까요? 건너는 방법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분명히 있습니다.

가진 사람들이 못 가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거저 주라는 것도 아니고, 거저 주는게 바람직한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주어야 하느냐… 우리는 수많은 선거를 치루면서 똑똑히 봤습니다. 수십억대의 재산가들이 세금을 한 푼도 안내기 위해서 얼마나 애를 쓰는지 우리는 똑똑히 확인 했습니다. 좀 더 가진 사람들이 가진 만큼, 번만큼, 세금 열심히 내는 일… 이게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푸는 동정이 아닌 떳떳한 도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있습니다. 가진 재산을 이 사회를 위해 쓰도록 해야 합니다. 죽어서 십원짜리 동전 한 닢이라도 가져가는 사람 보셨습니까? 가진 재산 톡 털어내란 말 아닙니다. 어느 정도입니다… 돈 100원을 쓰더라도 정말 마음에 우러나서 쓰는 100원… 우리 사회를 위해서 무엇인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그런 순수한 마음으로 기여를 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이 어려운 강을 건널 수 있을 것입니다.

왜? 지난 먼 옛날 좋지 않은 얘기를 하는 걸까요?
바로 옛날이고 지금이고, 우리가 함께 잘 살아 보자는 뜻으로 내일을 위해 잘 살기위해 우리 모두 반성하면서 살아가자는 뜻입니다.

박규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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