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卽生   죽을 각오로 싸우면 반드시 살고

生卽死   살기 위해 싸우면 반드시 죽는다

▲ 류근원 동화작가 (안산화랑초등학교 교장)

2010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마지막 남은 12월 달력 한 장의 무게가 너무나 무겁게 느껴진다.

올 한해는 북한에 의해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충격적인 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했다. 3월 23일, 46명의 젊은 해군들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폭침 사태와 11월 23일, 연평도 도발 사태가 그렇다.

북한이 또다시 지난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연평도에 해안포 수십 발을 발사했다. 이번엔 민간인들에게조차 무차별 발사했다. 젊은 피가 끓는 해병대 군인 4명과 민간인 2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고 또한 수많은 중·경상자들이 생겼다. 북한이 쏘아댄 수많은 포탄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떨어졌다. 면사무소·통신시설 심지어는 보건소까지 포탄이 쏟아져 참혹하게 부서지고 말았다.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포격 행위는 대한민국에 대한 명백한 무력도발이다. 특히, 무방비 상태인 민간인 거주 지역에까지 무차별적으로 포격을 가한 비인도적 만행이자,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자행한 야만적인 공격행위이다.

우리 군도 북한 해안포 기지 쪽으로 K-9 자주포 수십 발로 대응사격을 실시했지만, 시일이 흐를수록 벗겨지는 우리 군 장비의 실상에 정부와 국회는 국민들의 지탄만 더 받고 말았다. 그래도 빗발치는 포탄 속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던 우리 해병대 장병들의 용기는 빛났다.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치솟는 불길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한 우리의 해병대. 특히 철모 외피와 전투복이 불길에 타들어가는 줄도 모르며 임무 수행에 앞장선 임준영 상병의 모습엔 눈물이 나오고 말았다.

11월 28일서부터 12월 1일까지 한·미 연합해상훈련도 끝이 났다. 미국의 최신예 핵항모함 조지워싱턴 호의 위용엔 그저 부러움의 감탄사만 나올 뿐이었다. 중국도 한·미 연합해상훈련에 맞서 잇달아 군사훈련을 실시한 걸 보면, 이 서해가 얼마나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 새삼 실감이 난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안보 의식 강화와 자주 국방 강화가 절실한 때이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함선으로 일본의 500여척의 대군과 일전을 앞에 두고 수병들에게 한 말이 떠오른다.

“죽을 각오로 싸우면 반드시 살고, 살기 위해 싸우면 반드시 죽는다.”는 사즉생 생즉사(死卽生 生卽死).

결연한 의지에 가득 찬 이순신 장군의 모습과 이 나라의 현실을 질타하는 천둥소리 같은 호령이 들려오는 것 같다.

연평도 주민들의 피란생활이 아직도 찜질방에서 계속되고 있다. 기약 없이 마련된 임시 피란처는 불안과 절망이 혼재된 피란살이 그 모습이다. 아직도 주민들의 얼굴엔 충격이 가시지 않은 공포와 불안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연평도가 무서워 돌아가기 싫다”는 피난민들의 눈가에 맺힌 이슬, 이들에게 연평도는 고향이고 삶의 소중한 터전이었다.

이제는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금방이라도 통일이 다가올 듯 목소리 높였던 사람들이 득세한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목소리 높였던 인사(?)들이 침묵하고 있다. 아니 침묵을 깨고 나와 잘못을 반성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정부와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이 기회에 진심으로 대오각성을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로 한반도는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위험지역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북한은 이제 경기도에 포탄을 퍼붓겠다는 등 온갖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우리 군은 무엇보다도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북한이 추가로 도발할 시에는 단호히 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　

우리의 영토, 우리의 국민, 우리의 체제를 우리 스스로가 지키려면 정부와 국민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 된다. 위기 시에 우리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건 바로 우리 군임을 명심할 수 있도록, 군도 정신 재무장과 결전의 의지를 다져야 한다. 또다시 북한이 어리석게도 추가 도발을 감행해 온다면, 현장에서 완전 응징함으로써 곧바로 상황을 종료해야 한다. 강력한 응징과 보복만이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고 제거하는 길이다.　

해군 장병 46명의 꽃다운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폭침사태의 원인을 놓고도 우리 정부의 자작극이라며 끊임없이 국론분열을 획책한 세력들을 우리는 보아왔다. 이제는 이런 세력들이 고개를 들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지금 연평도는 부서진 시설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속속 연평도로 주민들이 귀향하고 있다. 또한 이 나라의 젊은 청년들이 예년보다 더 많이 해병대에 자원입대하고 있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귀신 잡는 해병.’이란 말이 왜 생겼는지 이해가 간다. 이렇게 소중한 우리의 청년들이다.

국회가 연평도에 있어도 국회는 당리당략만 내세우며 싸움질만 보여주고 있을까? 심히 우려된다. 전쟁은 사즉생 생즉사(死卽生 生卽死)란 말 알고 있기나 한 것일까?

류근원 동화작가(안산화랑초등학교 교장)  kwroo@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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