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로이터통신이 뽑은 2010년 ‘올해의 사진’은 지난여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한 햄버거 식당에서 입 안 가득 햄버거를 씹으며 정상회담하는 사진이었습니다.

일단 오랫동안 적대관계였으며 항상 경쟁관계인 양국의 정상들이 그토록 친밀한 모습으로 마주 앉은 것도 보기 드문 광경이거니와, 햄버거를 잔뜩 씹은, 별로 고상하지 못한(?) 얼굴을 서로에게 스스럼없이 보여주며 진지한 논의를 한다는 것 자체도 동양문화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낯선 모습입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우리 한반도에서는 언제나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습니다.

형제끼리 서로 총과 포를 겨누며 동족상잔의 비극을 벌인지 벌써 60년이나 흘렀지만, 한반도를 덮은 전쟁의 암운은 더 짙어지기만 합니다. 한반도가 다시 한 번 세계열강의 힘겨루기장이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나는 북한 지도자들이 이제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 한민족 모두를 위한 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북한 땅의 수많은 동포들이 공포와 굶주림 가운데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바로 소수의 북한 지도층을 먹여 살리고 그들의 정권을 지탱하기 위함이 아닙니까?

하지만 그런 극단적인 공포정치의 끝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뉴스에서는, 북한이 건설돌격대 43만 명을 정규군으로 개편하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작업장을 이탈하고 있고, 이제는 북한의 고위층조차도 핍절한 생활에 지쳐간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런 내부의 정치·경제적 불안을 ‘연평도 포격’ 등의 외부 문제로 덮으려 한들 가려질 수도, 해결될 수도 없음을 북한 지도부도 분명히 알 것입니다. 나는 북한의 지도자들이 정녕 이 민족이 사는 길을 택하기를 기도합니다. 간절히 기도하기는, 이 얼어붙은 한반도에 2011년에는 평화와 사랑의 꽃이 만발하기를 소망합니다.

나는 또 기도합니다. 2011년에는 우리 대한민국의 각 분야의 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꿈과 소망을 제시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요즘 우리 국민들은 살아가기가 너무 힘듭니다. 국가경제의 각종 지표들은 개선되고 있다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날마다 얼어붙고 있습니다. 파산위기에 몰린 영세 자영업자들을 비롯하여, 각종 부채와 경제적 부담으로 수많은 가정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일부 대기업은 사상최대 경영실적을 올렸다고는 하지만, 젊은이들의 취업문은 너무나도 좁습니다. 자신은 못 먹고 못 입어도, 자녀는 잘 먹이고 잘 입히려는 것이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식사랑인데, 요즘 부모들은 각종 범죄에 노출된 자녀들을 마음 놓고 키울 수가 없습니다.

또 교육계의 각종 비리는 수많은 학부형들과 학생들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내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국민들이 느끼는 고충들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지도층이 보이는 갖가지 추태와 비리들은 안 그래도 절망스런 국민들의 삶을 더욱 곤고하게 만듭니다.

최근 보도된 유명 자선단체들의 기부금 유용비리, 재벌 자손들의 비인격적인 행태들과 최근 국회에서 벌어진 난투극이 그 결정판입니다. 도대체 우리나라의 지도자들은 누구를 위해 뛰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2011년에는 제발 우리나라 각 분야의 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다시 뛸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는 분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국민들이 바라볼 때 자연스레 미소 짓게 되고, 그들의 지친 마음에 청량음료 같은 시원함을 제공해줄 수 있는 각 분야의 지도자들을 기대합니다.

2011년이 밝아옵니다. 2010년의 여러 안 좋은 기억들은 다 지워버리고, 하얀 빈 도화지 같은 새 마음으로 우리 모두 새해를 맞읍시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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