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호수에서 생태환경의 대명사로 탈바꿈한 시화호에 최근 죽음의 그림자가 다시 몰려오고 있다.

시화호에서 숭어 1만여 마리(3t)와 가물치, 조개 등이 집단 폐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관리해야할 한국수자원공사와 안산시는 아직 정확한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하고 2개월여를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시화호에 숭어떼가 집단 폐사한 원인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조력발전소 바닥공사로 인해 해수 유통량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용존산소량이 급격히 떨어져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의 해명과 달리 해수 유통량을 조절한 이후에도 숭어는 물론 가물치와 조개 등이 폐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는 숭어 등의 집단 폐사가 조력발전소 바닥공사로 인해 해수 유통량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용존산소량이 떨어져 생긴 일시적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환경단체들은 시화호에 퇴적된 오염 토양을 파내지 않은 채 조력발전소를 가동, 밀려든 해수에 수질이 오염돼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시화호 남측 개펄에서는 건축폐기물과 생활쓰레기 등 각종 쓰레기 더미가 발견돼 2차 피해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시화호에서 조력발전소, 멀티테크노밸리(MTV)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인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는 뒷전인 채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1986년 정부가 경기부양과 농업·공업용수의 조달을 위해 길이 12.7㎞의 방조제로 바닷물을 틀어막은 시화호는 지난 20여 년간 환경오염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시화호를 살리려는 시민들의 끝없는 노력으로 인해 담수화를 고집했던 정부는 급기야 배수갑문을 통한 해수 유출입을 통한 수질 개선 방안에 무릎을 꿇었다.

이후 시화호에 유입되는 각종 오폐수에 대한 대책 마련하고 시행하자 수질이 크게 개선되고 마침내는 시화호에 조력발전소가 건설되고 서해안 관광벨트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국토해양부와 한국해양연구원, 안산시, 수자원공사가 함께 참여하는 합동조사반이 구성된 것은 늦게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오염된 퇴적토를 파내지 않은 채 발전소를 가동한 점은 분명히 잘못된 점이다.

수자원공사는 퇴적토 준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오염된 토양을 걷어내야 한다.

시화호는 안산의 보고(寶庫)다. 다시 시화호를 죽음의 호수로 만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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