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민주당 상록구갑 지역위원장

주민서명부를 접수한 안산시는 몇일 뒤 ‘안산 도심을 지나는 2.06km를 지하화하고, 지상부지 16만7500㎡(5만평)를 시민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시는 이를 위해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과 사업 추진 협약 체결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수인선 반지하구간 지하화와 공원화 소요비용으로 236억원을 예상했는데 이 중 180억원은 기존의 동서연결도로 건설계획을 바꿔 절감한 예산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56억원은 시의회에서 승인을 받을 계획이라 밝혔다. 이처럼 수인선 지하화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수인선 착공은 지난 10여년간 상록구 주민의 숙원사업이었다. 그러나 착공이 예정된 기존의 반지하화방식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수인선 건설로 인한 지역단절, 소음과 분진의 주민생활환경 피해, 아름다운 황토10리길 훼손 등이 심각하였다.

특히 본오아파트의 경우 빠른 속도를 내며 달리는 수인선이 아파트 담장과 불과 15m 정도 근접해서 지나감에 따라 소음과 진동이 상당할 수밖에 없고, 실제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아파트 주민들은 격앙되어 항의까지 하였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시도의원들과 함께 수인선 설계도를 펼쳐놓고 구간 구간별 꼼꼼히 짚어보며 문제점들을 파악하였다. 현장 답사도 수차례 실시하여 ‘수인선 반지하화 방식의 12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 마련을 위하여 노력하였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도 직접 방문하여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 마련도 적극 요구했다.

그리고 지난 5월 <수인선 안산시구간 정책설명회>를 개최하여, 수인선 반지하화 방식에 대한 정확한 사업설명과 함께 12가지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으며, 지역 주민들의 의견를 적극적으로 수렴하였다. 그 후 안산시와 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관계자들과 수차례의 간담회도 가졌다. 지난 9월부터는 수인선 부근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주민서명운동을 본격적으로 실시하였는데, 주민들의 반응은 열렬했다.

매일 취합되는 주민서명 동참자 현황을 보며 수인선은 단지 ‘이동과 수송의 교통’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삶과 결코 동떨어질 수 없는 ‘휴식과 문화적 공간’으로 자리매김 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이 수인선 건설과 관련된 자신들의 주장을 피력할 기회와 공간이 없었다는 문제점 역시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재 수인선이 통과하는 타 지자체에서는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이 오랫동안 좁혀지지 않은 채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나 안산시와 안산시의회는 달랐다. 기존 설계 변경의 번거로움과 재정 확보 의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의 바람을 결코 외면하지 않았다. 심지어 예산 절감 방안을 통한 사업비 확보라는 합리적이며 지혜로운 대안까지 제시하였다.

지역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고, 실천되는 풀뿌리 지방자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해 지역 주민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며, 함께 해결해 나가는 생활정치 실현의 좋은 사례로 평가될 수 있었다.

이제는 2012년 6월 완료 예정인 530m 구간 지상부지 및 추가되는 지상부지 5만평의 활용방안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과 계획안 마련이 시급하다. 지상부지는 생활체육시설, 주차공간 등 주민편의시설 확충과 아름다운 자연환경 보존 등 철저하게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조성되어야 한다.

수인선이 우리 지역을 살맛나게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비록 지금은 황토10리길에 엄청난 흙더미가 쌓여있고, 덤프트럭과 포크레인이 지나가지만 공사가 끝나면 주민들에게 훨씬 아름답고 유용한 장소로 돌아올 것이다.

전해철 민주당 상록구갑 지역위원장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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