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류근원 동화작가 |
||
지난 19일 새벽, 제주 추자도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벌이던 중국 어선을 우리 해경이 제주항으로 압송하던 중 일어난 사태를 보면 경악을 금치 못한다.
난데없이 중국 어선 25척이 떼로 몰려들어 우리 해경 경비함을 포위하며 위협까지 했다. 급기야는 경비함정 14척과 헬기 2대까지 긴급 출동, 긴박하게 돌아가는 사태를 수습했지만 뒤끝이 영 개운치가 않다. 이 과정에서 우리 해경 5명은 부상까지 입었다.
우리 해경이 중국 어선에 의해 피해를 입은 것은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8년에는 불법 조업을 단속하다 우리 측에선 소중한 생명까지 잃은 적도 있었다.
도끼와 죽창까지 휘둘러 대는 중국 선원들을 보면 야만인을 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건 어선이 아니라 해적선과 다름이 없다.
이렇게 중국 선원의 저항이 갈수록 흉포해 지고 있는데도 우리 측의 대응은 너무나 소극적이다. 우리 바다에서 물고기를 도둑질해가는 중국 어선들에게 너무나 관용적이다.
지난 16일, 우리 해경은 전북 부안군 해역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 12척을 한꺼번에 나포해 모처럼 해양 주권을 제대로 행사했다.
진압하기까지 중국 선원들의 저항하는 모습은 마치 영화 속의 폭력 장면을 보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밧줄로 어선들을 서로 엮은 뒤, 대나무를 휘두르며 저항을 하는 모습에 등골이 서늘하기까지 했다.
해경 특공대원들의 일사불란하게 제압하는 모습에 가슴 속까지 시원했지만 ‘중국 어선 불법 조업 일제 단속’ 기간 중에 벌어진 일이어서 그 속 시원함은 길게 이어지질 않았다.
이전까지의 해경은 무지막지하게 저항하는 중국 어선들을 물대포를 쏴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으로 쫓아내는 것으로 끝냈지만, 이번처럼 강력하게 진압해 나포하기는 처음이었다. 제주해경은 불법 조업을 한 중국 어선 선장 등 9명을 구속 수사하고 있다. 박수를 보낸다.
최근 3년간 서해상에서 나포된 중국 어선은 무려 541척이나 된다고 한다. 해경은 16일과 17일 이틀 동안에만 서해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 24척을 적발했다고 하니 불법 조업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불법조업에 대해 엄단하는 길밖에 없다. 불법 포획한 물고기를 압수하고, 석방 담보금도 크게 높이도록 관련법부터 개정해야 한다. 현재 담보금이 50t 미만 어선의 경우 100만원밖에 안 된다고 하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해경의 장비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이다. 서해상에 배치된 해경 경비함은 고작 12척에 불과하다고 한다. 해경의 경비함을 대폭 늘이고 대형화하는 것이야말로 당장 시급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게 분명하다. 따라서 정부는 불법 선박을 압수하고, 선원을 구속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폭력을 휘두르는 선원들에겐 특수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해 이번처럼 엄정 구속 수사해야 한다.
올 들어 10월까지 불법 조업하다 나포된 중국 어선은 294척, 선원은 2905명이나 됐지만 구속자는 49명뿐이라고 한다.
이런 정도이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적반하장으로 우리 해경의 정당한 단속을 야만적이라고 비난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것이다.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아예 한술 더 떠 군사적 행동까지 부추기고 있을 정도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인천 송도 해양경찰청에서 열린 제58회 해양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여 축사까지 했다. 빛 좋은 축사에 그치지 말고 근본적인 대처방안에 적극적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중국에서까지 해신(海神)으로 추앙받는 장보고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부릅뜬 눈과 노한 모습으로 무섭게 꾸짖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솜방망이로 대응을 하는 우리를 향해 무섭게 질타하고 있다.
“감히 이 바다가 어디라고 국경 침범을 하도록 내버려두는가? 이 바다가 봉으로 보이는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강력히 대응하라, 해적 같은 어선들이 다시는 이 바다를 넘보지 못하도록 엄벌에 처할지어다!”
류근원 동화작가 (안산화랑초등학교 교장) webmaster@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